‘발달장애인’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정착되고 있다. 지적장애가 아직도 정신지체라는 용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자폐성 장애는 단어 그 자체가 가진 뉘앙스 때문에 칭하는 쪽이나 불리는 쪽이나 불편하다. 자폐성 장애는 매우 높은 확률로 지적장애를 동반하니 발달장애인 이라 포괄적으로 명명해도 나쁘지 않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2015년 발달장애인에 관한 법률이 생겼을 정도로 정책상 중요한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본 주제는 필요상 신체장애와 발달장애를 구분해야할것 같다. 신체장애인의 자립에 필요한 조건은 신체 환경에 맞는 생활환경이다. 자택은 내부에서 이동에 장애가 없어야 하며 생활 공간 전반이 통상적인 형태에서 장애 당사자의 사용이 편리하도록 재구성되어야 한다. 외출, 체위변경, 식사, 집안일 등 많은 어려움들이 장애인 활동 지원서비스를 통해 해소되었고 신체장애인은 가족의 도움 없이 자립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막연해 보였던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현실적인 대안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거 공간은 신체장애 인처럼 공간을 재구성할 필요까진 없어 보인다. 수계산, 주민등록등본 발급같은 서류발급, 자산관리처럼 비장애 인도 상당히 신경써야 하는 일들은 장애특성상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형태가 반복적이거나 조력자가 잘 배치된 상황에서는 어떻게 구조화 하느냐에 따라 인지능력이 필요한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체로 틀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인 경우가 많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어려운 것은 자립생활에서의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혼자 살기를 처음 시작하는 20~30대 청년 세대에서는 혼자 있을 때의 우울함, 심리적 결핍들이 무분별한 소비와 관심유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핸드폰 게임에 수십 만원을 결제하거나, 관심을 유도하고자 자해를 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생활환경이 나아졌어도 극복하기 어려운 마음의 문제들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막아서는 가장 큰 벽이다. 장애인 당사자의 자기파괴적인 행동이 사회가 보호해야 할 것인지 개인의 과실로 볼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아직은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큰 것 같다.
개인의 자립은 더 이상 돈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어떤 목적을 추구해야 하는지 스스로 의미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김학철 팀장(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김학철 팀장(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