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3일생, 17세의 소녀 한 명을 소개하고 싶다. 2019년 16세의 나이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사진)다.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8월, 스웨덴 총선 20일전 국회 앞 계단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동참을 약속한 의원의 이름을 적어 내려갔고 매주 금요일, 하루만 나오겠다는 협상을 하게 된다. 시위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시작이다.

  그레타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살 때 수업시간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접했을 때였다고 한다. 이 문제를 두고 왜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는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하며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채식을 생활화하고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기차만 탄다고 한다.(유럽 대다수의 기차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다.) 환경 문제에 깊게 파고들어서 자료를 찾기도 하고 관련 수치를 모두 외워 박물관 등에서 인용이 잘못되었을 경우 지적한다고 한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 같은 학교 학생들이 동참하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3달만에 24개국 17,000명 참여를 이뤄냈다. 유럽을 거쳐, 브라질, 미국까지 영향을 미쳤고 여러 국제 행사의 연사로 초대되었다. 2019년 기후변화 행동행진이라는 운동은 200만 명의 규모로 진행되었고, 기후변화 대응 촉구에 대한 대중운동이 평화에 크게 이바지하였다는 평가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는 다수가 인식하고 있으나 문제가 특별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감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그레타 툰베리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진심을 담고 있어서 대중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의 연설에서 격정적인 어조로 세계의 리더들을 비판했다.
 

“난 여기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나는 대서양 건너편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어야 한다. 당신들은 공허한 말로 내꿈과 어린 시절을 앗아갔다. 그런데도 나는 괜찮은 편이다.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는 붕괴하고 거대한 멸종의 과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신들이 말하는 것은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뿐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다. 어렸을 때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고 이는 지적발달과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특정 주제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사교성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타인과 소통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만약 그레타 툰베리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가 금요일에 시위를 가자고 했을 때 따라나서는 아이들이 있었을까? 아이의 이런 관심과 열망이 발현될 수 있도록 가족이 지지할 수 있었을까? 그레타의 지구를 위한 사랑, 그레타를 향한 가족과 친구의 사랑은 아스퍼거를 장애가 아니라 초능력으로 만들었다.

▲ 김학철 팀장(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