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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호 동시(童詩) 상영관
특별취재팀
2024.04.2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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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도 단짝 친구에게도말 못 할비밀이 생겼니? 네가 좋아하는핫초코를 타서 호~ 한 모금 마시고내게 말해봐! 내가 한 쪽 귀 커다랗게 열고 다 들어줄게.걱정 마! 묵직한 무게만큼 입도 무겁단다.
240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2024.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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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하―나는 겨울이 참 좋아!내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니까 할 일이 더 많아지니까꽁꽁 언 손도 녹여야지 푸드트럭 꼬치 어묵도 식혀야지 아이들이 자동차 창문에 그림도 그릴 수 있게도와줘야 해! 어느 날, 호호 불어도내가 안 보이면 ‘봄이 왔구나!’ 생각하면 돼.
239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2024.02.0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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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야!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이 받고 싶어 하는선물 리스트 봤니?스마트폰, 태블릿 PC, 게임기! 원하는 선물이비슷비슷하구나!인형, 동화책, 로봇 장난감을 손꼽아 기다리는아이들은 별로 없단다. 이제 나도 슬슬그만둘 때가 되었나 보다. 아이들이 나보다도택배 아저씨를 더 반가워하니 말이다.
238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2024.01.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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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온몸으로 햇살 맞으며실컷 돌아다녔지? 바다색 티셔츠가팔을 접으며 생긋 웃는다.짭짤한 땀방울도 참 맛있었는데!하얀 민소매 티셔츠가 입맛을 쩝쩝 다신다.이제 가야 할 시간이야. 반팔 옷들이뜨거웠던 여름을 차곡차곡 기억하면서 옷장으로 들어간다.
237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2023.1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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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향만 맡아도 나도 모르게꼬리가 살랑거려빨간색 차만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가바다가 보고 싶다고 한 번도 말한 적 없는데나는 바닷가 마을 조용한 골목길에 덩그러니 남겨졌지흩날리는 흙먼지에 눈을 끔뻑 감았다 떴을 때 내 이름 해피는 사라졌어사람들은 나를바닷가 떠돌이 강아지라고 불러
235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10.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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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앙!하늘을 날아요멀리 멀리날고 싶었는데방망이에 빗맞는 바람에 1루 관중석으로 날아가요스포츠 중계 카메라가 날 따라오고사람들도나 한번 잡아보겠다고 몸을 던져요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에요홈런이 아니면 어때요 나를 손에 쥔이 아이가 이렇게 기뻐하는데요
234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9.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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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꼬마 뛰어온다. 준비됐지? 무서워서도망가는 척하는 거야. 화들짝 놀라면서 구우구우 소리치고 파다닥 날갯짓도 하고 아이들은 리액션이클수록 더 좋아해! 우릴 반가워하는 건 아이들 밖에 없다고!
232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7.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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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각! 불을 끄자 째각거리던벽시계 바늘이 으드득 으드득 이빨을 간다.천장에선 뚜벅뚜벅 발자국 소리어? 위층은 이사 가고 지금 빈 집인데!커튼 사이로 흐물흐물 하얀 그림자가 13층 창문을 기웃기웃도저히 안 되겠다! 오늘부터혼자 잔다고 큰 소리쳤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야!엄마!!!
231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6.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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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름 한 조각땅으로 몰래 내려와폴폴 걸어 다닌다.우툴두툴한아스팔트 위에서뒹굴어도 보고빨간 자동차지붕에도 올라갔다가소나무 가지에눈송이처럼 앉아한숨 자기도 한다. 나는 아까부터구름인 걸 눈치 챘는데계속 버드나무 꽃씨인척여기저기 돌아다닌다.
230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5.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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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티티 탁!어둑한 새벽가스레인지 파란 불이꽃처럼 피어나면차갑게 식은 냄비는발그레 뺨을 붉히고프라이팬 위에서지글지글 달걀은바쁘게 몸을 뒤집고주전자 뚜껑은들썩들썩 춤추다뜨거운 숨 몰아쉰다.티티티티 탁!엄마가 지피는불꽃 소리에아침도 아웅!하품하며기지개를 켠다.
229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4.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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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눈맞으면서어떻게빨간 꽃잎곱게 피웠을까?몸에 좋은노란 콩나물한 줌입에 물고오물오물씹고 있어서하나도안 추운가 보다.
228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3.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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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네.난 어제랑 똑같이얼굴을 내밀었을 뿐인데사람들은 날 처음 보는 것처럼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러.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대고,두 손 모아 중얼중얼 기도도 해.수많은 사람들이한꺼번에 쳐다보니까너무 부끄러워서난 어제보다 얼굴이더 붉게 타올라.
227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3.01.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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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아저씨가아파트 화단주목나무에크리스마스 전구를칭칭 감고작은 팻말도 걸었다. 새파랗게 떨며기도하는 주목나무“크리스마스가 빨리지나가게 해 주세요!”고요한 밤 거룩한 밤크리스마스 전구가따끔! 따끔!찌릿! 찌릿!
226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12.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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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낙엽 치우느라지쳤나보다. 은행나무 베개 삼아살짝 기대어 낮잠 잔다.잠시라도나무인 척싸리꽃 피우던그 옛날 꿈꾸는지달게 잔다.
225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12.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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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수터나무 벤치 비가와도 눈이 와도항상 혼자였는데어느 날, 발가락이 간질간질초록 이끼가 찾아 왔어요. 잠시 놀다가는 게 아니라계속 같이 있어 준대요. 녹슨 나사가 빠질 만큼겅중겅중 뛸 뻔 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양말을 신었어요.
224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11.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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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코바늘로한 땀 한 땀 뜬 장미꽃해바라기 꽃무지개 꽃 알록달록예쁜 꽃으로 피어났는데꽃향기 대신 레몬 세제 향기만 폴폴 늦은 밤 부엌에서땀 뚝뚝 흘리며잠든 모습 고3 언니 기다리며소파에서 까무룩 잠든엄마랑 닮았다. 시인의 Talk: 여자로 태어나서 엄마로 살고 있는 우리 엄마. 오늘 한번 꼭 안아보세요. 그리고 맡아 보세요. 꽃향기보다 더 진한, 우리 엄마만의 포근한 향기.
223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10.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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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흘리고 간초록 헬멧 누가 내 머리에 툭씌워줬어. 나한테 잘 어울리나?사람들이 사진을 찍고아이들도 방긋 웃어. 이런 관심은 처음이야.헬멧 하나 썼을 뿐인데. 들썩 들썩 들뜬 마음나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지이잉~ 신나게 달리고 있어. 두꺼비 마을을 벌써몇 바퀴나 돌고 있어. 시인의 Talk: 어른들의 작은 관심, 작은 칭찬 하나에 아이들은 커다란 자신감도 갖고, 새로운 꿈도 꾸게 됩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받는 두꺼비가 평소와는 다르게 보였어요. 헬멧 주인을 찾을 때까지 두꺼비는 신나게 킥보드를 탈거에요.
222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08.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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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절대 아무거나먹지 말랬는데. 미끌미끌 미역 같은검은 비닐봉지 맛있게 보여서나도 모르게꿀꺽해버렸어. 옆 반 돌고래도솜사탕처럼 생긴몽실몽실 하얀 스티로폼 먹고결석했다던데. 불량식품 먹지 말걸!배가 살살 아프네.
221호 동시(童詩) 상영관
유화란 동시작가
2022.07.22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