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신호기로부터 신호를 받고 출발하거나 정지하듯이, 열차에게는 신호를 보내주는 신호기가 있어야겠죠? 이번에는 모양도 다양하고 역할도 제각각인 철도신호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철도신호체계가 촘촘하다보니 철도신호기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번 기사가 어려울 것 같나요? 하지만 잘 구별하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철도신호기는 크게 상치신호기와 임시신호기로 나눌 수 있으며, 또 상치신호기는 다시 기능, 구조, 조작법, 현시, 현시상태의 총 5가지로 분류됩니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여러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열차운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상치신호기중 세가지만 살펴봅시다.
 
상치신호기란, 일정한 방호구역을 가진 신호기로서 주로 사용되는 신호기들입니다. 이번에 알아볼 출발신호기, 폐색신호기, 장내신호기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출발신호기 :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에 대해 진출가부를 현시하는 신호기입니다.
 
한 채의 집이 있고 문지기가 있고 잠시 후 손님이 방문한다고 합시다. 여기서 집은 역, 손님은 열차, 문지기는 출발신호기입니다. 문지기(출발신호기)가 문을 열어주어야(정지신호 외의 신호(경계, 주의, 감속, 진행)를 현시해야 손님(열차)이 집(역)에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폐색신호기 : 폐색구간에 진입할 열차에 대해 진입가부를 지시하는 신호기입니다. 지난달 기사에서 폐색이 언급되었는데요, 기억하시나요? 한번 더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철도차량운전규칙에는 “폐색이란 일정구간에 동시에 2대 이상의 열차를 운전시키지 않기 위하여 그 구간을 하나의 열차의 운전에만 점용시키는 것을 말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일정구간에 하나의 열차만 운행시키는 것”입니다. 10km의 선로를 각각 2km씩, 총 5개의 구간으로 나눈다고 합시다. 이때 각 한 개의 2km 구간이 폐색구간입니다. 이 10km 선로에는 총 5개의 폐색구간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 하나의 구간에는 반드시 1대의 열차만 진입해야 합니다. 2대 이상의 열차가 진입하면 충돌할 위험이 있으니까요. 따라서 신호기 자신이 담당하는 구간에 열차가 있으면 후속열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신호기가 폐색신호기입니다.
 
 -장내신호기 : 첫 기사에서 언급된 신호기입니다. 기억하시나요? 역의 장내(유효장 내(內)를 의미하며, 유효장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다뤄보겠습니다)에 진입할 열차에 대해 진입가부를 지시하는 신호기입니다. 출발신호기의 예시와는 다르게 한 채의 집에 손님이 잠시 후 방문한다고 합시다. 문지기(장내신호기)가 문을 열어주어야(정지신호 외의 신호(경계, 주의, 감속, 진행)를 현시해야) 손님(열차)은 역(집)에 들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으로는 출발신호기, 폐색신호기, 장내신호기의 기본적인 외형은 모두 같으나, 각 신호기별로 장착된 표지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출발신호기 아래에 있는 사각형의 검은바탕의 숫자표지는 ‘출발선 식별표지’라고하며, 어느 선로에 있는 열차에 대한 신호기라는 것을 의미하고, 원형 신호기는 ‘진로표시기’라 하여 열차에게 어느 방향의 진로가 구성되었는지를 알려줍니다(간혹 장내신호기에도 부속됩니다). 장내신호기 아래의 네모난 것은 ‘다기능 신호 부속기’라고 하며, 문자 또는 숫자를 사용하여 열차에게 어느 선로로 진입할 것인지를 알려줍니다(간혹 출발신호기에도 부속됩니다). 이와 같이 신호기에 종속되는 것들을 ‘신호부속기’라고 합니다.
 
기사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우리가 안전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거미줄 같은 철도신호와 이를 관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달에는 과속하는 열차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ATS와 ATC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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