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는 곧 안전과 직결된다
기차를 탈 때 한번쯤은 ‘앞서 가는 열차랑 충돌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안전하게 기차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철도 신호 시스템 덕분인데요, 우리의 안전한 기차여행을 도와주는 철도 신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교통수단은 신호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철도 역시 고유의 신호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철도의 신호시스템은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치밀성이 아주 높고 짜임새가 탄탄하며, 상호 네트워크 시스템이 거미줄같이 얽혀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철도 신호의 정밀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철도의 어쩔 수 없는 영원한 숙적인 ‘마찰력’ 때문입니다. 철의 마찰력은 매우 낮기 때문에 열차가 정지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신호체계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을 경우, 앞서가는 열차로 인해 정지신호가 현시된다고 해도 곧장 정지할 수 없어 충돌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철도는 수많은 인원을 수송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 신호시스템보다 더 정확하고 정밀해야만 합니다.

 먼저 철도신호의 기본이 되는 ‘궤도회로’에 대해 알아봅시다.

궤도회로란, 일정 구간의 레일에 전기회로를 구성하여 열차 또는 차량의 궤도 점유 유무를 검지하는 장치입니다.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에는 수많은 궤도회로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철의 낮은 마찰력 때문에 열차가 멈추기 까지는 긴 거리가 필요합니다. 바로 앞에 열차가 있다고 해서 바로 정지신호를 현시하면 곧장 멈출 수 없겠죠? 따라서 선행열차와 후속열차 사이에 궤도회로를 몇 개 더 넣고 신호기는 ‘정지-경계-주의-감속-진행’의 5단계로 나뉘어 현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열차간의 간격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후속열차가 선행열차와 가까워진다면 신호를 보고 속도를 줄이고, 간격조정이 가능하니까요.

 그럼 이번엔 ‘폐색’에 대해 알아봅시다. 폐색이란 단어에는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으나, 마땅한 대체용어가 나오지 않아 아직도 사용중입니다. 속히 우리말로 순화해야 합니다.

‘철도차량운전규칙’을 보면, <일정구간에 동시에 2 이상의 열차를 운전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그 구간을 하나의 열차의 운전에만 점용시키는 것을 말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일정구간에 하나의 열차만 운행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대 이상의 열차가 들어가면 충돌 위험성이 있기에 폐색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위에 궤도회로가 언급되었는데요, 하나의 궤도회로 구간을 하나의 폐색구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한 개의 폐색구간에 하나의 열차만 운행시켜야겠죠? 2대의 열차가 들어가면 충돌하니까요. ‘#1201열차를 A 폐색구간에 폐색시킨다’라는 개념을 이해하셨다면 폐색의 개념을 완벽히 파악하신 겁니다.

 철도신호는 철도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어려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 엄청 어려운 기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달에는 철도신호의 얼굴, 철도 신호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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