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엔젤변호사 빌딩 7층에 위치한 충북지방변호사회 사무실에서 제29대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인 양원호 변호사를 만났다. 양원호 회장은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동료 변호사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남동 두꺼비마을공동체 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였다.   

제29대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양원호 변호사
제29대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양원호 변호사

조현국 편집인: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갑니다. 지난 1월 30일에 제29대 회장으로 취임하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개월이 흘렀습니다. 충북지방변호사회는 어떤 곳이며, 주요한 공익적 활동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양원호 충북지방변호사회장(이하 양원호 충변회장) “변호사법 제64조에 따라 변호사의 품위를 보전하고, 변호사 사무의 개선과 발전을 도모하며, 변호사의 지도와 감독에 관한 사무를 하도록 하기 위해 지방법원 관할구역마다 1개의 지방변호사회를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충북지방변호사회는 1957년 9월 회원 5명으로 청주변호사회를 설립한 이래 2006년 12월 충북지방변호사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는 19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호사법 제1조에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그 사명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저희 충북회도 여러 가지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문화가정이나 형편이 어려운 중고생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무자력자나 형사피고인의 인권옹호을 위한 국선변호 및 소송구조 활동, 청주지방법원·청주시청·흥덕경찰서 등에서의 무료 법률상담, 청소년 및 시민들의 준법의식 제고를 위한 법교육 실시, 그밖에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감시와 의견제시 및 지자체관할 각종 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으로 공익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현국 편집인: 취임하신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쳐 전개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한 노력이 눈에 띱니다. 회장님께서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양원호 충변회장: “일반적으로 가사사건이라고 하면 이혼이나 상속 등을 생각하실 수 있지만, 가정법원이 담당하는 업무에는 가사사건 외에도 소년보호, 가정보호, 아동보호, 성년후견, 입양, 가족관계등록비송업무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가정법원은 가사·소년사건 전문법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시비비만을 가리는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사법적 화해와 치유를 위한 근본적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고, 국가의 후견적·복지적 기능이 발휘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과 법원 구성원의 전문성 및 법원의 내실 있는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와 같이 지방법원의 한 업무 분야로 이를 담당하도록 해서는 가정법원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습니다. 충북도민의 재판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과 가사 및 소년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가장 우선적으로 역점을 두었던 것입니다.”

 

조현국 편집인: 현재까지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경주해오셨는지요? 그 동안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추진해오시면서 당면한 가장 큰 애로점은 무엇인지요? 청주가정법원 설치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 전망하십니까? 
 

양원호 충변회장: “우리회에서 가정법원을 설치하고자 하는 노력은 이미 6년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그동안 결과를 내지 못해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취임하면서 우선적으로 가정법원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4월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서 도민 대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5월에는 국회에서 ‘가정법원 확대, 재판을 넘어 치유와 회복으로’라는 제목으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까지 회부되어 있는 상태인데, 이번 정기국회 기간이 지나면 국회의원 임기가 종료되면서 발의된 법안도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회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여야 대치가 심화되면서 가정법원 설치와 같은 대국민 사법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안들이 뒤로 밀리는 상황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청주가정법원 설치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 충북도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니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국회에서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한 토론회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_충북지방변호사회 제공
국회에서 청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한 토론회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_충북지방변호사회 제공

조현국 편집인: 회장님에게 ’산남동 두꺼비마을‘이란 어떤 곳인가요? 


양원호 충변회장: “저도 산남동에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약 6년간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구룡산과 원흥이 방죽으로 대표되는 산남동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법원·검찰청·교육지원청 등 관공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곳으로 아이와 함께 구룡산을 자주 등산하며 행복하게 지냈던 곳입니다. 특히 생태공동체를 지향하며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만드는 두꺼비마을신문은 마을신문의 모범적 사례로 꼽힐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터뷰 즈음에 충북지방변호사회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을 위한 법률자문단을 발족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충북지방변호사회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인간다운 무늬'를 직조해나가는 게 '법조인'들의 본연의 사명이라면, 지금 양원호 회장이 이끄는 충북지방변호사회는 주어진 여건에서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 오른쪽이 양원호 회장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 오른쪽이 양원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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