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토스는 성경에 나오는 그 유명한 고린도이다. 사도 바오로가 에페수스(그 당시 그리스, 지금 튀르키에)에서 고린도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고린도 전서와 후서이다. 사도 바오로의 믿음, 소망,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런 역사적인 곳을 가 본다는 게 꿈만 같다.

기원전 3000년부터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했던 이 도시는 기원전 8~7세기에 상업의 중심지로 발달하였으며 BC6세기에는 황금기를 맞게 된다. 그리스의 남북 육상 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이오니아해와 에게해를 잇는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기원전 146년에 로마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다가 기원전 44년 재건되었다. 또 1858년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어 네아코린토스로 다시 건설 되었다. 1928년 강도 6.3의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또다시 1933년 대화재로 파괴된 후 다시 재건하여 지금은 정유 단지를 비롯한 공업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코린토스
신화에 따르면 이 도시를 세운 이는 오디세우스의 아버지인 시시포스(시지프스). 제우스와 하데스를 속인 죄로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는데 정상에 닿은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져 무한히 반복해야만 했다.

코린토스는 사도 바오로가 방문했던 부유한 도시국가였다.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아르고스 등과 함께 고대 그리스의 주요 도시국가로 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서스 반도를 잇는 코린트 지협에 위치한 코린토스는 큰 항구 도시로서 무역이 활발하게 발달하여 선원들과 상인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그로인해 부도 축적했지만 술 중독, 사치, 방탕이 만연했다. 그래서 고린토 교회는 죄가 많았던 교회의 전형적인 모델로, 파벌 분열·음행과 우상숭배·사랑의 부족과 형식에만 얽매인 생활 등을 염려하여 바오로 사도의 질책과 당부의 편지가 쓰여진 것이다.

 

아크로 코린토스(‘높은 곳에 있는 코린토스’) 

고도가  높은  이 지역에  요새를  지어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았고,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을  세웠다. 입구는 산의  서쪽에  있고  세 개의  방어벽으로  투르크식, 프랑크식,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 진 세 개의 관문이 있다. 이 성  안에  있는  아프로디테  성역에는 1,000명이나  되는 히에로두로이(여사제-신전창부)가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  코린토스가 얼마나 융성했을지  짐작이 간다.

코린토스 아폴론 신전
황금기인 기원전 6세기에 태양신 아폴론을 모시기 위해 건설되었고 그리스 신전 중 올림피아의 헤라신전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신전이라고 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회석으로 만든 이 신전은 지금은 7개의 도리아식 기둥만 남아 있다. 옛날 코린토의 번영을 보여 주는 건물이 있던 자리와 아고라 유적지와 더불어 넓은 땅에 우뚝 솟아 있는 기둥들은 압권이다.

코린토스 운하 : 실패의 운하
이오니아해의 코린토스만과 에게해의 사르나코스만을 연결하는 이 운하는 파나마, 수에즈와 더불어 세계 3대 운하이다. 로마제국의 줄리어스 시저와 칼리쿨라 황제도 구상하고 공사는 못했지만, 네로 황제는 6000명의 유대인 노예를 보내 공사를 시작했으나 골족의 침입으로 황제가 로마로 돌아가면서 4년 만에 중단되었다. 지금의 운하는 레셉스에 의해 1882년부터 1893년까지 12년에 걸쳐 완공되었다. 운하 길이 6.34km로 펠레폰네소스 반도로 돌아가는 곳에 비해 이오니아해에서 에게해까지 약 700km단축하게 되었다. 그러나 폭 25m, 깊이 8m의 소규모 운하로 정작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선박은 지나갈 수 없고, 6~70m에 달하는 깊은 계곡처럼 만들어져 운하 사이로 바람이 세차고 유속도 빠르고 지진대에 위치한 탓에 운하 양옆의 퇴적암이 붕괴할 가능성까지 있어 선주들이 이용을 꺼려 관광 여객선 위주로 통행하고 있다. 그래도 그리스인들이 단단한 암반 지역으로 유명한 이곳을 파고자 했던 오랫동안 염원을 이루었다는 데에 의미를 두어야 할까 싶다. 지금은 52m 높이에 번지 점프대가 있고, 운하 위에 다리를 놓아 관광객들이 운하를 감상할 수 있다. 세차게 불어오는 골바람과 까마득한 낭떠러지 같은 절벽 운하는 제대로 아래를 쳐다볼 수도 없을 만큼 아찔한데 거기서 번지점프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 도전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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