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文然)의 고사성어 47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함.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성어다.

자기의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자는 바라던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복은 만족한 자에 온다며 동서양 철인들이 저마다 강조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만족을 알기가 쉽지 않다.

10년 정진하여 생불(生佛)의 경지에 오른 지족선사(知足禪師)도 황진이의 하룻밤 유혹에 넘어가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知足) 욕되지 않는다(不辱)는 가르침은 말은 쉬워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예(禮)를 중시하고 현실 참여를 택하는 유가(儒家)에 비해 도가(道家)는 드러나지 않게 자연 그대로의 무위(無爲)를 주장한다. 만족함을 알라는 깨우침도 명리(名利)의 가치관을 배척하는 노자의 특징을 드러낸다. 명성과 생명 어느 것이 더 중하며, 신체와 재산 중 어느 것이 귀한가 묻고, 지나치게 아끼면 큰 낭비가 따르고 쌓아 두기만 하면 더 잃게 된다고 했다. ‘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다.’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가 없고, 욕심을 내어 탐하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고 가르친다.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도 부자라는 지족자부(知足者富)도 여기에 나오는 성어다. 『명심보감·안분(安分)』편에는 ‘항상 만족함을 알면 평생 욕됨이 없고, 항상 그칠 줄 알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다.’ 고 실려 있다.

인정에서 나온 것은 변함이 없더라도 다른 마음이든 선물은 주고받는 손이 법을 인식했음이 틀림없다. 작금 법조계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만족함을 모르고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명성에 치욕의 칠갑을 하는 것을 보고, 이제라도 고마운 마음을 주고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연 이화수 남이황금길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 남이황금길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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