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답이다

산남동에 닭발집이 오픈했다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최근 하나 둘, 다시 오픈하고 있는 중에, 2014년부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닭발집을 찾아가 보았다. ‘이곳 닭발을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을지라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 산남동만 아니라 청주에서 손꼽히는 닭발맛집, 바로 원흥닭발통닭이다. 닭발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든든한 한끼 식사는 물론, 술 한잔을 위한 안주메뉴로도 사랑 받는 음식이다. 원흥닭발통닭이 코로나 시기를 굳건하게 버티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법을 묻자, 이홍일 대표는 사람이 답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고객 한분 한분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친절하게, 인상깊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게 비결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푸짐하면서 맛있게 매운 닭발
푸짐하면서 맛있게 매운 닭발

푸짐하면서도 맛있게 매운 닭발집, 원흥닭발통닭. 입맛 없을 때 특히나 매콤한 게 당기는 사람이라면 닭발이라는 야식이 생각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뼈없는닭발, 국물닭발 등을 선택할 수 있고, 똥집튀김도 사이드 메뉴로 추가 선택하기 좋다. 매운닭발을 먹을 때엔 계란찜이나 날치알주먹밥을 곁들이길 추천한다. 이곳에선 퇴근 후 절친 혹은 직장동료들과 한잔하기 좋아 몇 년 째 단골인 사람들이 많다. 매운맛이 예사롭지 않지만 너무 매운 걸 못 먹는다면 미리 사장님에게 말하면 된다. 매일 신선한 닭발을 직접 다듬고, 양념도 직접 매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한결같은 맛으로 고객을 만나오고 있다. 한 번은 양념장을 만드는데 같은 재료를 한 번 더 추가하여서 양념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나 시험에 들기도 했었지만 변함없는 맛, 한결같은 맛을 추구하고자 과감하게 잘못 만든 양념장을 폐기하고 새롭게 양념장을 만들기도 했을만큼 닭발 양념장을 만드는데 진심이다.

 

닭발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아무리 맛있는 닭발이더라도 뼈있는 닭발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이 있기에 닭발을 못 먹는 손님을 위해 원흥닭발통닭에서는 국물닭발에 두부와 조랭이 떡도 함께 나온다. 닭발양념에 졸여진 두부를 먹어보다가 양념장이 맛있어서 양념장, 국물을 추가로 제공해 달라는 손님들의 요구가 있을 정도라고. 국물닭발의 양념두부를 먹어보면서 닭발양념에 익숙해지고 서서히 닭발에 입문하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니, 이곳은 닭발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는 통로라고도 볼 수 있겠다.

 

원흥닭발통닭은 혀가 얼얼해질 정도로 매운 닭발을 먹을 수 있는 곳이어서 쓰읍~”, “스읍~~”소리를 내면서도 자연스레 닭발에 자꾸만 손이 간다. 맵기 정도는 덜매운맛, 매운맛, 아주매운맛 총 3단계로 주문 가능한데, 이홍일 대표는 손님들에게 아주매운맛을 권하기 보단 덜매운맛을 추천한다. 매운맛의 단계는 국내산 청양고춧가루로 조절하되 아주 매운맛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베트남고추를 약간 추가하는 정도이다. 이 대표는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재배하는 청양고추를 냉동고에 보관해 일년 내내 사용중이다. 인위적이고 강한 매운맛을 내기보다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로도 충분히 닭발의 매콤함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흥닭발통닭 본점은 산남동 청주교육지원청 정문 앞 골목에 있다. 
원흥닭발통닭 본점은 산남동 청주교육지원청 정문 앞 골목에 있다. 

 

먹을만큼 주문, 고객들을 위한 배려

  이홍일 대표는 서너 명이 방문하여 국물닭발을 주문하면 많은 양의 국물닭발을 주문하기 보단 2인분의 소()자 주문을 권하는 편이다. 매일 준비하는 닭발의 양은 한정되어 있어 보다 많은 손님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닭발 맛을 맛보도록 하고자 하는 게 하나의 이유요, 많은 양을 주문하여 음식물쓰레기가 발생되는 것보다는 적은 양을 주문하여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것도 다른 하나의 이유다. 한번은 한 고객이 국물닭발 대()자를 8세트 주문한 경우가 있었다. 왠만한 가게 사장님이라면 포장 배달을 할 터이지만 이홍일 대표는 손님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소량판매로 대체했다고 한다. 매장으로 발걸음을 해 준 고마운 고객들이 먹고 싶었던 닭발을 못먹고 발길을 돌리거나 다른 메뉴를 선택해야 할 것을 생각한, 어찌 보면 당일 방문할 고객들을 위한 배려이자 예의라고 생각해서였다고.

 

코로나 버티고 나니 고물가 쓰나미로 깊은 한숨

고객들 한분 한분을 살뜰히 챙기고 매사에 적극적인 이 대표에게도 요즘 고민거리는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약 2년 동안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방역대응을 철저히 하고, 영업시간도 잘 지키면서 버텨냈는데, 최근 업소용 식용유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도 겪어보고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을 오픈하고 옛날통닭은 변함없는 가격을 유지해 오고 있는데, 메뉴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에게 부담을 줘야 하니 이 대표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을 찾아오는 고객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다고 한다. 이홍일 대표는 다른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서도 똑같이 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조속히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대책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걱정해주었다.

원흥닭발통닭은 이홍일대표와 아내(이난영), 둘째딸(이윤진)이 함께하고 있다. 주말에는 큰딸(이윤정)도 힘을 모아서 가족경영으로 운영중이다.
원흥닭발통닭은 이홍일대표와 아내(이난영), 둘째딸(이윤진)이 함께하고 있다. 주말에는 큰딸(이윤정)도 힘을 모아서 가족경영으로 운영중이다.

가족경영이 든든한 버팀목

원흥닭발통닭의 맛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자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 문의가 이어졌다. 허나 이 대표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가족 2명 이상이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여서 혼자서 하려고 문의를 하는 분들께는 호락호락하지 않고 고민을 더 해보라고 돌려보낸 경우가 많다고. 아무래도 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거나 어려운 고비가 찾아올텐데 가족이 함께 할 경우에는 그 고비를 보다 쉽게 넘길 수도 있고 서로에게 진심으로 버팀목이 되어 줄것이라는 것이 전제되었기 때문 아닐까. 현재 원흥닭발통닭에는 이 대표와 아내, 둘째딸이 함께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들이 함께였기에 고비고비마다 잘 이겨내면서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음식점을 오픈하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멀리 가기 위해선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당부다.

 

원흥닭발통닭 이홍일 대표는 충북드론교육원 원장으로서, 드론 촬영 및 교육 활동도 하고 있다. 
원흥닭발통닭 이홍일 대표는 충북드론교육원 원장으로서, 드론 촬영 및 교육 활동도 하고 있다. 

 

사장님이 주민 고객들께 드리는 말씀

"고객의 입맛은 이미 높아져있고,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뭐니뭐니 해도 맛으로 승부해야죠. 좋은 식재료를 공수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음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곳, 고객와 주인장이 편하게 지내는 사이가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이곳 상가들에 고객들이 끊임 없는 발걸음을 갖게 하기 위해선 상가번영회가 뜻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차없는 거리를 조성해 보기도 하고, 젊은층의 유입을 위해 푸드트럭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외부고객의 유입, 새로운 고객의 방문을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원흥닭발통닭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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