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는 어리석어 보인다.’

북송(北宋)때 문장가 소동파(蘇東坡) 작품에서 유래된 성어다.

정치가 겸 문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구양수(歐陽脩)가 은퇴할 때 쓴 ‘하구양소 사치사개’란 시에 나온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쳇병’이라는 것이 있다. 거짓으로 꾸며서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행위는 뿌리 깊은 병통이다.

‘없는 놈이 있는 체하고 못난 놈이 잘난 체’라는 말은 실속 없는 자가 유난히 허세를 부리는 것을 꼬집는 속담도 있다. 그런데 큰 지혜를 갖고 있으면서도 어리석게 보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함부로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성어로 ‘대지여우(大智如愚)’라고도 한다. 대단히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는 듯하고, 대단히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듯하며, 아주 귀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영광을 누리고, 아주 어진 사람은 도인을 하지 않아도 장수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을 비유하여 보면 매우 공교한 솜씨는 서투른 것 같이 보인다. 가장 안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마치 흠결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 쓰임은 끝남이 없다. 가장 가득 찬 것은 마치 텅 빈 것 같지만 다 함이 없다. 가장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서툴러 보이며, 가장 뛰어난 말솜씨는 말더듬는 것 같이 보인다.

모두가 자기 장점을 내세우는 세상에 큰 재주를 떠벌릴 일은 아니지만, 일부러 숨길 필요도 없다. 사회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재능을 보태야 한다. 어리석어 보인다고 사람까지 매도하지 말고, 숨은 재능을 잘 발굴 하여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일이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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