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은 명예를 구하려는 데서 허물어진다.” 라는 『장자』의 「인간세」편에 나오는 성어다. 밖으로 드러낼수록 빛나는 것은 명예, 즉 이름이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수록 빛나는 것이 덕(德)이다. 남에게 내세우지 않고 어진 일을 하여 덕을 쌓으면 복이 저절로 온다고 음덕양보(陰德陽報)라 했다.

어느 때 공자가 가장 아끼는 안회(顔回)가 찾아와 위 (衛)나라로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걱정이 된 공자가 왜가려느냐고 물었다. 안회가 말하기를 위나라 군주가 독선적이고 자기 잘못을 몰라 백성들이 괴로우니 선생님의 가르침을 펴서 바로잡아 보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옛날 덕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 먼저 건사한 다음에 타인을 도와주었는데 안회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포악한 권력자들의 소행을 바로 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자는 제자에게 덕이 어떻게 혼란해지며 지식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조언한다.

‘덕은 명성을 구하는 데서 파괴되고, 지혜는 서로 다투는 데서 생겨난다.’

즉, 명예는 서로 헐뜯으니 충돌하게 마련이고 지식은 다툼의 도구로 쓰인다. 명예와 지식은 모두 흉기(凶器)라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바가 못 되는데 어떻게 포악한 사람들에게 인의와 법도가 먹히겠느냐고 하며 만류한 것이다.

지식이 명성을 얻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서로 옳다고 주장할 때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의미다.

경쟁 사회에서는 서로 지식을 탐구하면서 발전에 기여 하지만, 이것이 지나쳐 남에 앞서 명예를 얻기 위한 도구가 되면 서로 옳다는 독선이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이 가진 덕성은 사라지고 갈등을 넘어 너 죽고 나 살자는 분쟁이 된다. 남을 짓밟는 이런 지식, 여기서 얻은 명성은 장자가 말한 모두 흉기(二者凶器) 그대로다.

‘덕은 재주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채근담(菜根談)의 가르침대로 덕이 앞서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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