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문재인 정부의 선거공약 1호사업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4년도부터 시작된 청주 연초제조창 이전 적지 도시재생사업(문화제조창) 등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 및 일반지역사업 중 상당수가 이미 마무리 되었고, 현재 전국적으로 약 350여개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등 도시재생사업이 본 궤도에 진입한 상태 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을 하다보면 의외로 많은 주민들이 해당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 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기 전부터 주민역량강화를 위해 도시 재생대학이나 주민워크숍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설명회나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내용이나 진행과정을 공유하고자 노력하지만, 실제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주민은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하는 제한된 수의 지역주민들로 한정되기 쉽다. 이럴 경우 주민협의체의 대표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고, 홍보가 부족했다거나 주민의견 수렴이 미흡했다는 등의 비난에 직면하게 되어 원활한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도시재생 소식지를 발행하거나 마을 방송국을 운영하는 등 마을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도시재생 홈페이지를 구축하거나 블로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제한된 연령층에서만 주로 접속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시재생과 마을 미디어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도시재생사업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마을 미디어 사업과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주민참여가 중시된다는 점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계획수립과 집행,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민참여는 필수적이며, 주민주도로 이루어질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주민 참여가 배제된 마을 미디어 사업을 상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둘은 많이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자족적, 내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쇠퇴를 극복하고 도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주민들 스스로 일어서겠다는 강한 의지와 뚜렷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마을 미디어 사업 역시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합치된 노력 없이는 성공을 담보할 수없다는 점에서 두 사업 간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셋째, 사람 중심, 장소 중심이라는 점이다. 도시재생은 지역마다 인적 구성도 다르고 지역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특정 사업이 한 지역에서 성공했다고 다른 지역에도 똑같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만큼 지역맞춤형사업이라는 얘기다.
마을 미디어사업 역시 숨겨진 휴먼 스토리를 발굴하고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사람과 장소 중심의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역자원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도시재생은 빈 점포나 나대지 등 유휴공간뿐 아니라 지역의 숨은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유·무형의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하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도시재생사업으로 연결시키고자 한다. 이는 마을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재조명함으로써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자,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취재원을 추적하며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는 마을 기자들을 연상하게 한다.
다섯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국비지원이 종료된 후 어울림센터나 공공주차장 등 거점시설의 운영관리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마을관리협동조합이나 도시재생회사 등 사회적 경제조직의 육성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마을 미디어 사업도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사업에서 마을 미디어의 활용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위에서 언급한 도시재생과 마을 미디어의 공통점을 적극적으로 살리는 것이다. 즉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사람과 장소 중심의 접근을 통해, 지역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발굴·육성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에서 마을 미디어가 단순히 도시재생 소식을 전달하거나 홍보하는 기능을 넘어 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론의 장으로서, 그리고 생산적 담론을 통해 마을의 비전을 공유하고 구현하는 건전한 매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환교수
김영환(청주대학교 교수, 우암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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