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작업이 이루어지는 논에서 열심히 찾는 중인 ‘금개구리'
포획작업이 이루어지는 논에서 열심히 찾는 중인 ‘금개구리'
포획작업 중인 모습 1
포획작업 중인 모습 1
포획작업 중인 모습 2
포획작업 중인 모습 2

요즘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처럼 출근을 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남들은 퇴근을 하는 그 시간에 저희는 오송으로 2차 출근을 합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꼭 봐야 할 소중한 것들이 깜깜한 어둠이 내려야 얼굴을 ‘뿅’ 하고 보여주기 때문이죠. 물론 낮에도 오전에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밤에 이 아이들의 행동이 느려지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수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소중한 것은 바로 ‘금개구리’ 와 ‘맹꽁이’입니다.
오송역 부근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서식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켜줘야 할 생명들의 서식지에 컨벤션센터가 지어지기 때문에 대체서식지로 옮기기 위해 포획하고 이주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더운 여름날 가슴장화를 신고, 한 마리라도 더 옮기기 위해 작은 손전등에 의지해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법적 보호를 받는 ‘금개구리’와 ‘맹꽁이’뿐만 아니라 참개구리 보이는 양서류들을 포획하여 이주시키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인데 법적 보호를 받든 안 받든 여기에 컨벤션이 지어지면 파괴될 서식지에서 살아남기 힘드니 한 마리라도 옮겨주기 위해 속된 말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금개구리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금개구리
채집통에 넣어놓은 금개구리(방사직전)
채집통에 넣어놓은 금개구리(방사직전)
대체서식지로 방사 중인 모습
대체서식지로 방사 중인 모습

그래도 금개구리는 그나마 맹꽁이에 비해 그나마 수월하게 포획이 가능하지만 맹꽁이는 장마철 1~2주 사이에 산란까지 다 하고 바로 없어지기 때문에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빠르고 날렵하고 예민해 더더욱 포획이 힘들죠. 몇 번을 허탕치고 비가 엄청 쏟아지던 날 저희는 또다시 출동했습니다.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던 그 논으로요. 풀이 허리까지 자라 있어서 찾기가 힘들어 비맞으면서 풀도 베고 있던 찰나에 산란도 확인했습니다.
성체를 잡았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그래도 알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맹꽁이 알은 끈적거리기 때문에 올챙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양서류들과 달리 변태 과정이 하루 안으로 된다고 하니 또 비가 오고 올챙이가 될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저희는 다시 또 금개구리를 포획하고 있답니다.

저희는 깜깜한 밤 논바닥 안에서 살아있는 많은 생명들을 봅니다. 양서류, 잠자리, 하루살이, 물뱀 등 개구 리들이야 옮겨주지만 결국 포크레인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헤쳐지게 될 이들의 보금자리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책임지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참많은 일들도 겪었습니다. 포획하는 동안 술 취한 분의 한 소리도 있었습니다. ‘적당히 하라고!’ 독자님들 어떤 것이 ‘적당히’ 인가요? 저 생명들은 그냥 그들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우리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더 이상의 개발이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개발을 한다면 적어도 국가에서 시행하던, 사적으로 시행하던 양서류 혹은 그 부지에 사는 생명들을 위한 보호 대책을 당연시 여기며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소망을 가슴 속에 담으며 최대한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희는 또 달려가겠습니다.

황수윤(사단법인 두꺼비친구들) 간사
황수윤(사단법인 두꺼비친구들)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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