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처럼 출근을 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남들은 퇴근을 하는 그 시간에 저희는 오송으로 2차 출근을 합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꼭 봐야 할 소중한 것들이 깜깜한 어둠이 내려야 얼굴을 ‘뿅’ 하고 보여주기 때문이죠. 물론 낮에도 오전에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밤에 이 아이들의 행동이 느려지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수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소중한 것은 바로 ‘금개구리’ 와 ‘맹꽁이’입니다.
오송역 부근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서식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켜줘야 할 생명들의 서식지에 컨벤션센터가 지어지기 때문에 대체서식지로 옮기기 위해 포획하고 이주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더운 여름날 가슴장화를 신고, 한 마리라도 더 옮기기 위해 작은 손전등에 의지해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법적 보호를 받는 ‘금개구리’와 ‘맹꽁이’뿐만 아니라 참개구리 보이는 양서류들을 포획하여 이주시키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인데 법적 보호를 받든 안 받든 여기에 컨벤션이 지어지면 파괴될 서식지에서 살아남기 힘드니 한 마리라도 옮겨주기 위해 속된 말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금개구리는 그나마 맹꽁이에 비해 그나마 수월하게 포획이 가능하지만 맹꽁이는 장마철 1~2주 사이에 산란까지 다 하고 바로 없어지기 때문에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빠르고 날렵하고 예민해 더더욱 포획이 힘들죠. 몇 번을 허탕치고 비가 엄청 쏟아지던 날 저희는 또다시 출동했습니다.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던 그 논으로요. 풀이 허리까지 자라 있어서 찾기가 힘들어 비맞으면서 풀도 베고 있던 찰나에 산란도 확인했습니다.
성체를 잡았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그래도 알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맹꽁이 알은 끈적거리기 때문에 올챙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양서류들과 달리 변태 과정이 하루 안으로 된다고 하니 또 비가 오고 올챙이가 될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저희는 다시 또 금개구리를 포획하고 있답니다.
저희는 깜깜한 밤 논바닥 안에서 살아있는 많은 생명들을 봅니다. 양서류, 잠자리, 하루살이, 물뱀 등 개구 리들이야 옮겨주지만 결국 포크레인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헤쳐지게 될 이들의 보금자리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책임지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참많은 일들도 겪었습니다. 포획하는 동안 술 취한 분의 한 소리도 있었습니다. ‘적당히 하라고!’ 독자님들 어떤 것이 ‘적당히’ 인가요? 저 생명들은 그냥 그들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우리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더 이상의 개발이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개발을 한다면 적어도 국가에서 시행하던, 사적으로 시행하던 양서류 혹은 그 부지에 사는 생명들을 위한 보호 대책을 당연시 여기며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소망을 가슴 속에 담으며 최대한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희는 또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