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육식의 상관관계

지구에는 인간만 사는게 아니다
이번 호부터 ‘청년마당’에 세 차례에 걸쳐 비거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한다. 두꺼비마을신문 제1기 어린이기자 출신 으로 현재는 대학생이 된 이희진씨가 기고해 주었다. 연재별 제목은, ▲ 오늘 고기를 드셨나요? (부제: 환경과 육식의 상관관계) ▲인간은 왜 고기를 먹는가?(부제: 지구의 룸메이트에게 갖는 도덕적 의무) ▲ All for one, and all for human. (부제: 인간의 육식으로 인해 죽어가는 지구).청년의 눈으로 본 세상, ‘비거니즘’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 바란다. /편집자주

 

‘비건의 해’였던 작년, 나는 비거니즘을 시작하여 근 1년반째 비건 지향 페스코라는 채식 정도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 비건은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과 물건을 소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페스코는 채식 정도 중 ‘준채식’에 해당하여 ‘유제품과 달걀, 생선까지는 먹는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즉 ‘비건 지향 페스코’란 최대한 동물성 물질의 소비를 지양하지만, 피치 못한 상황에서도 동물의 고기는 소비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단 나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최근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활발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사료 된다. 아마 그 이유는 물 부족과 환경문제 등과 결부되어 비거니즘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있을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앱을 통해 대기 질을 확인하고, 코로나가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문 밖을 나섰다. 등교를 하면 강의가 시작하기 전 친구들끼리 오늘 남산타워의 색깔을 이야 기하며 미세먼지 농도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그미세먼지에 공장식 축산이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농축산분야 초미세먼지 발생량은 약 2만톤으로 전체 발생량의 5.8%를차지하고 있으며, 2차 생성 미세먼지 전구물질 배출량은 35만톤으로 전체 발생량의 12.1%를 차지한다. 특히, 암모 니아의 경우 전체 배출량의 82.3%인 237천톤이 농업·농촌분야에서 배출되며, 그 중 축산분뇨가 91.6% 화학비료가 8.0%를 차지한다. 실제로 4년 전 국내 암모니아 배출이 아예 없는 경우를 가정한 연구 결과 전체 미세먼지가 14% 나 줄었고, 이는 중국발 오염물질이나 국내 자동차 배기가 스가 완전히 없을 때 보다 더 큰 효과를 보여주었따. 민간 요법에 따르면 삼겹살은 먼지를 내려가게 해 주지만, 그말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을 뿐더러 사실은 오히려그 먼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육식은 미세먼지뿐 아니라 온실가스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UN에서는 가축들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의 비율이 교통수단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비율을 능가함을 지적하였다. GHG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발생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61년부터 2010년 사이에 51%나 증가하였으며, 가축 분뇨로 인한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양은 54% 증가하 였다. 축산업계 종사자들이 사육하는 소들에게서 발생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메탄가스가 문제가 되자 그들은 심지어 동물실험을 감행하며 ‘기후 친환경적인’, 방귀를 뀌지 않는 소를 만들려고 하였다. 그럼에도 기온은 여전히 오르고 있으며, 2030년에는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이 쏟아진다. 이 외에도 기아로 고통받는 4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비식량(사료로 소비되는 옥수수 등, 식량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에도 식량으로 사용 되는 대신 가축사업에 소비되는 곡물 등을 지칭)’의 분량을 생각해본다면, 가축의 방귀에 ‘방귀세’를 물리는 대신 육류 소비량을 줄인다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 이성적일듯 하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이다.2019년 8월 아마존에서 3주동안 진입되지 못했던 큰 산불이 삼림파괴의 결과라고 나타나자 전세계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개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축산업계가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아마존 숲의 15%를 밀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주목이 덜한 듯 하다. 브라질이 전 지구에서 20%를 담당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아마존에서 나오는 산소이고, 다른 하나는 전 세계 소고기 수출량 이다. 그리고 아마존 삼림파괴의 70%는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 일어났다.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큰 소고기 수출국이 된 바탕에는 워싱턴주보다 더 큰 면적의 숲을 파괴해버린 역사가 있는 것이다. 아마존을 파괴해서 길러진 소의 고기를 수출해서 이득을 얻는 브라질, 그 고기를 소비하다 못해 더 수출하라고 요구하는 소비자들은 망가져가는 환경에 대한 책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숨 쉬는 것이 걱정되지 않는다면, 물은 어떨까? UN이 말한 대로, “동물 사육은 물 사용에 있어 어마어마한 영향을 주고 있다”. 축산업은 전 세계 물 소비량의 20~33%를 차지한다. 미국 물 사용량의 55%는 단순 식육용 축산업에 쓰여지고 있다. 고작 1그램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2만그 램의 신선한 물이 필요한 것이다. 6개월동안 샤워를 하지 않고 물을 절약해봤자, 소고기 1인분(453g)을 먹는 순간 모두 물거품이 된다. 국제환경단체 ‘Friends of the Earth’가 2년간 학교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을 30%까지 줄인 결과 연간 1억 5,900만 리터의 물을 절약하였다는 연구 결과를볼 때, 육류 소비를 멈추는 것은 또 다른 방식의 환경보호인 셈이다.

 

 

채식 식단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대 84% 감소시킨다. 비건식은 현대 미국식 식단과 중세식단 보다 환경에 대해 42~84% 적은 부담을 준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 졌다. 또한 ‘Friends of the Earth’의 위 연구결과에 따르면 채식 식단으로 인해 절약된 것은 물 뿐이 아니었다. 600톤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보았고 이는 무려 15,000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은 것과 같다. 별다른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장 효과적이면서, 가장 생활과 가깝게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인 비거니즘.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채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래서 오늘 고기를 드셨나요?

 

글·사진_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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