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5월 21일.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
어떻게 지내셨나요?
부부의 날 아침부터 우리 집 큰 짱아인 제 핸드폰이 마구 울려댑니다.
엄마입니다. 아침부터 꽃다발도 오고 케잌도 왔답니다.
모른척하며 “아빠한테? 좋겠다!!!” 마구마구 부러워했습니다.
아빠 멋지다 하니까 “니네 아빠가 정은 많잖앙^^”
낮엔 바람도 쐬고 저녁엔 장어도 먹을 거라며 호호호 좋아하시네요.

며칠 전 4월부터 내내 감기에 알르레기까지 겹쳐 씨름씨름 봄을 보내던 엄마에게 전화가 왔었어요.
감기가 심해 밥도 못 먹는데 아빠가 죽을 사와 한번 안 먹는다고 했더니 바로 냉장고에 넣더라며 자기는 아빠 아플 때 보양식을 얼마나 잘 해주었냐며 속상해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청주 와서 먹었던 장어는 먹으려나 싶다고...

아빠께 전화를 했습니다.
“밥을 잘 못 먹어 죽을 사왔는데 도저히 못 먹겠다니 떠먹일 수도 없고 어쩌냐?...” “아빠, 엄마는 걱정하는 아빠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여자는 원래 끊임없는 노력과 관리가 필요해요~^^”

직접 가서 안사도 되는 카카오톡 선물보내기도 알려드리고 카드에 사랑한다고도 꼭 쓰라고! 엄마가 장어 드시고 싶어 한다고 힌트도 주었습니다.
아빠가 딸래미 있으니 참 좋다며 근처에 유명하고 근사한 장어집에 저녁 예약도 하셨다며 보고전화까지 완료!

우리 아빠 척척 잘하셨죠?^^
아빠 맛난 저녁은 제가 쏠게요! 참, 동생 짱구짱아들도 두둑이 용돈을 보탠다고 합니다.

결혼생활을 졸업한다는 의미로 졸혼이 유행인 요즘.
부부가 이혼은 아니지만 결혼생활을 마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게 졸혼이라지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알콩달콩 힘겹게 서로를 닮은 아이들을 키운 사람들에게 너무 허무한 결말입니다.
설레이고 사랑했던 마음들이 닳아 없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관리하고 충전하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는 짱구짱아가 예매해 준 영화를 보며 부부의 날을 만끽했답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우리 딸 짱아가 아빠코치는 잘하겠지? 짱구가 용돈은 두둑이 내겠지?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짱구짱아아빠~ 우리도 졸혼보다는 즐혼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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