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이야기

우리 짱구는 3살.
뭐든 신기해서 다 만져보고 다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나이.
아들이 그 나이면 어디 가서 편안히 밥먹기는 커녕 앉아있기도 힘들 때.
그런데, 자전거까지 끌고 나가면 동서남북 아이 잡으랴 자전거 잡으랴 정신이 없어서 늘 꺼렸었다.
아직 다리힘은 없으면서 욕심만 마음 한가득이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전거랑 씨름하는 통에 두배 세배는 힘든 산책.
현관 앞에 서면 슬그머니 자전거를 뒤로 밀고 얼른 유모차를 쓰윽 내밀곤 했다.
“아빠 오시면 나가자~” 간신히 달래고선 아빠 오시면 깜깜해져 못나가고...
오늘은 감기까지 걸리신 아들이 기어이 자전거로 소아과를 가시겠단다.
몸도 안 좋은 아들이랑 실랑이 하기가 안쓰러워 힘들 각오하고 나선 병원 가는 길.
어머나~
우리 짱구 나도 모르는 사이 그새 많이 자랐나보다.
다리힘도 발목힘도 많이 세졌나보다.
슬금 슬금 뒤로 두어바퀴 밀려나더니 앞으로 씽씽 곧잘 달리는 거다.
나 모르게 어딜 가서 연습을 했나?
아~
드디어 우리 짱구 자전거가 짱구힘으로 굴러간다.
그것두 가는둥 마는둥 아니구 제법 잘 말이다.
우리 짱구 성격상(지나치게 자립적이라) 혹시나 엄마가 도와줄까봐 자전거엔 손도 못대게 하면서 말이다.
나 감시하느라 바퀴 굴리느라 우회전 좌회전 운전하느라 바쁘다 바뻐^^
잘 안되는가 싶으니까 발로 열심히 굴리다가 얼른 페달 위에 발을 올려도 본다.
10분이면 가는 길이 30분이나 걸려도 신바람이 나나보다.
더웠던 한낮에 여름감기까지 걸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딱 한번만 밀어줄게~” 사정해 가며 짱구 눈치 못채게 슬쩍 슬쩍 밀어주면서 괜스레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 아기 짱구가 아이가 되어가나보다.
하나 하나 되어가는 모습에 기특하면서도 괜스레 서운해진다.
기념으로 한밤중에 퇴근한 아빠 앞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꽤나 우쭐하고 기분이 좋은지 잘 굴러가는 바퀴를 보며 어찌나 엄마, 아빠를 불러 되던지^^
“아빠~ 엄마~ 봐봐. 계속 계속 잘 굴러가지? 그치?”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타는 자전거라도 오늘은 맘껏 신나게 기뻐해주고 칭찬해 주었다.
사랑과 웃음에 인색하지 않고 작은 칭찬에도 한껏 행복해 해주는 우리 짱구가 너무너무 이쁘다.
짱구야! 엄마 아빠가 늘 응원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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