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 이야기

“짱구오빠 정신 좀 차리세요.”
“오빠 정신 좀 차리라니깐~~~”
여섯 살 짱아는 열 살 오빠에게 늘 잔소리쟁이지요.
근데 듣고 보니 정신을 차리라니... 그게 무슨 말!!!
“짱아야 오빠한테 왜 그래?”
“아니, 엄마~ 오빠가 또 모자를 안 챙겨~ 엄마 차에 계속 계속 놔두고...
자기 물건은 자기가 잘 챙겨야지. 치! 그치?”
그렇다고 정신을 차리라니! 하며 가만 생각해보니
아차! 내가 가끔 짱구에게 하는 말이구나! 싶더라구요.
유난히 덜렁대는 짱구는 신주머니, 우산, 필통 잃어버리기 대장이랍니다.
그런 덜렁이 짱구에게 ‘짱구야 제발 정신 좀 차리렴’ 했던 거죠.
내가 할 땐 몰랐는데 막상 아이가 하는 소릴 듣고 보니 이쁜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짱아야~ 엄마가 오빠가 생각 잘 안 할 때 정신 차리세요 그랬었네.
근데 그건 생각 좀 잘 하세요~가 맞는데 엄마가 실수 한거야.
짱아도 앞으로 정신 차리세요 하지 말고 생각 좀 잘 하세요~ 라고 하자~^^”
“응, 엄마. 내가 잘 몰라서 그랬지~”
쪽, 쪽, 쪽... 뽀뽀뽀^^
얼마 전 그 일은 까맣게 잊은 채 오늘 지하주차장에서 쓰러져 계신 할아버지 발견!!!
화들짝 놀라 119부터 불렀죠.
금새 도착한 119 대원께서 할아버지를 흔드시며 할아버지께 정신 차리세요라고 했다.
얼른 대답을 안 하시니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리세요~”를 여러번!!!
삐뽀삐뽀 119와 할아버지는 떠나시고 그제서야 짱아에게.
“짱아야 놀랬지? 할아버지 괜찮으실거야. 119아저씨들이 병원에 잘 모시고 가셔서 금방 나으실거야~”
“응, 엄마 근데 119아저씨가 또 잘못했어. 엄마처럼 실수했나?”
“응? 왜?”
“할아버지 생각 좀 잘 하세요~ 생각 좀 잘 하세요~ 해야지 왜 자꾸 정신 차리세요 ~ 정신 차리세요~ 그래?생각 좀 잘 하세요~ 가 맞는데 아저씨가 너무 놀라서 그런가? 그치?”
“크 크 크 그러게. 근데 은채야 저렇게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을 때는 정신 차리세요 해도 괜찮은거야.” 그래도  실수니까 괜찮아~ 하는 사랑스런 여섯 살 짱아!^^
어렵지? 짱아야~
그래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때가 제일 좋을 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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