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이야기

 

물고기 심으러 가자~
 
“엄마~”
“딸~, 엄마딸 잘 다녀왔어요?~”
쪽~ 쪽쪽~ 쪽쪽쪽
뽀뽀세례를 하더니 “엄마 조심조심 잘 있었어? 우리 엄마 예쁘게 잘 있었네^^”
마냥 이쁜 우리집 귀염둥이, 새침떼기 막내딸 짱아가 유치원에서 돌아왔네요
집에 오자마자 가방도 집에 올려놓지 못한 채 놀이터로 직행하는 짱아.
얼마전 동네 언니에게 배운 그네를 매일매일 열심히 타고 있답니다.
둘째들은 저절로 배운다더니 금새 다섯 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이~ 높이~ 게다가 앉았다 일어서기까지 하며 묘기를 하네요.
조마조마 콩닥콩닥 엄마 맘도 모르고 하늘로 올라갈 듯합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큰아이 짱구때와 관심과 사랑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둘째에겐 저도 모르는 여유가 생기네요.
그러다 보니 짱구에겐 책읽기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렇게 열정적으로 열심히 읽어주었던 책을 우리 짱아에겐 참 못 읽어주네요.
놀이터는 잘 따라다녀 주지만 책 많이 못 읽어준 것, 늘 걱정하고 미안해하면서도 여전히 잘 안 읽어주는 게 가장 미안하고 걱정되는 일이랍니다.
그래도 독서광인 짱구 덕에 집에 엄청 마련되어 있는 책들을 장난감 삼아 이리저리 잘도 가지고 놀더니 걱정했는데 한글도 뚝딱뚝딱 제법 잘 읽고 자기 입으로 자기는 공부를 제일 좋아한다 그런답니다, 아직 공부가 뭔지 잘 모르는 탓이겠지만요^^
여자라 어쩔 수 없는 건지 선천적으로 타고난 쇼핑마니아라 뭐라도 하나 살 궁리로 조르다가도 자긴 공부 좋아한다며 공주연필만 사주면 싱글벙글해서 집 서랍 속엔 공주연필이 한가득^^
첫째 때라면 교육 차원에서라도 안 사주었을 텐데 둘째에겐 실랑이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근거 없는 관대함까지 더해져 또 몇자루 사네요.
초등학교 다니는 짱구 필통 속엔 늘 공주연필로만 채워지는 현실^^
공주연필을 챙피해 하지도 불평하지도 않는 짱구오빠 덕도 있네요.
참, 우리 짱아가요. 어떤 이는 신기하다고도 할 정도로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초등학교 다니는 오빠 말 잘 새겨들어 어휘력 하나는 끝내준답니다.
근데 그게 뜻은 잘 모르고 다섯 살이 구사할 수 없는 고급 어휘를 무작정 사용해서 문제지요^^ 광고도 잘 기억했다가 참 잘 써먹지요. 오늘도 놀이터에서 나뭇가지에 긁힌 나를 보더니
“엄마, 조심조심해야지.. 후~후~ 상처엔 후시딘이야~”그러네요 ㅋ ㅋ
그러고는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참, 엄마. 물고기 심으러 가야지.”
“응? 뭐라고?”
“우리 물고기 죽었잖아. 빨리 나무 밑에 심고 기도해 주자~”
헐~~~~~이럴 때 독서부족이 확 느껴지네요^^
“아~ 그래. 그래.”
^^그러고 보니 묻어주는 거랑 심어주는 거랑 똑같은 모양이긴 하네요.
‘짱아야~ 엄마가 오늘부터라도 열심히 책 읽어줄게.“
오늘 또 잘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하며 저는 물고기 심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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