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엔돌핀 13시 45분

 

짱구가 학교 입학해서 얼마 안되었을 때이다. 출근은 해야 하고, 아이 학원에도 보내야 하고, 짱구는 시계를 볼 줄 모르고.. 고심 끝에 며칠 동안 동그란 시계를 보며 "짱구야 학교 다녀와서 시계가 작은 바늘이 1하고 2사이에 오고 큰바늘이 9에 오면 짱구가 학원갈 시간이야." 라며 가르쳐 주고 그렇게 며칠을 다녔다. 어느날 짱구이모와 통화중에 짱구가 그렇게 학원 다닌다는 말에 이모는 전자시계하나 사주지 아이 고생시킨다며 전자시계를 보내줬고 나는 전자시계를 12시간으로 맞춰 1시 45분이면 학원갈 시간이라고 가르쳐 주고 출근을 했다.

한 참 근무하던 중 집에서 전화가 왔다.

시간은 1시 45분.

"어? 지금시간이면 나가야 할 시간인데 왜 전화했지? 어디 아프나?"하며 전화를 받으니 아이가 울고 있다.

"짱구야 왜 울어?"

"엄마가 1시 45분이면 학원에 가라고 했잖아요." 엉~ 엉~

"그랬지. 왜?"

"그런데 엄마 지금 13시 45분이잖아요. 학원차가 그냥 갔나 봐요? 나 어떡해요?" 엉~~엉~~

아~내가 짱구가 시계를 만질 걸 생각을 못했구나. 푸하하하하하

아이가 울고 있어 배가 아프도록 웃음이 나는 걸 간신히 꾹 참고 "짱구야 지금 가도 차 있어. 엄마가 전화해서 차 잡아 놓을 테니 눈물 닦고 얼른 내려가 봐."

짱구는 시간이 넘어갔다고 울다가 간신히 달래 일단 아이를 보냈다. 옆에서 통화내용을 듣고 있던 손님들은 무슨내용인지 궁금해 했고 오후 내내 손님들과 13시45분 이야기를 해주며 실컷 웃었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짱구는 전자시계가 신기했고 시계를 이것저것 만지다가 시간이 24시로 넘어간 줄 몰랐다는 것이다.ㅋㅋ

그날 짱구는 하루 24시간인것과 전자시계 보는법을 확실히 배웠고 난 13시 45분 때문에 오는 행복한 엔돌핀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