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정문앞 도로에 위치한 박가부대

기자는 대형 패밀리레스토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얼큰하고 시원한 단품 국물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기호로 가벼운 한 끼 외식을 할라 치면 아이들과 늘 갈등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좋아한다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찌개도 아이들에겐 별로인 까닭이다. 그러나 부대찌개만은 예외다. 아이들은 그 안에 들어간 햄과 소세지, 떡과 라면사리 등을 골라 먹는 재미에 흔쾌히 메뉴에 동의하고 우리 부부도 얼큰한 국물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박가부대는

는 원할머니 보쌈의 프렌차이즈점이다. 김세현(41, 박가부대)사장은 “기존 부대찌개가 라면스프가 연상되는 걸쭉한 국물의 강한 맛이라면 박가부대는 진한 사골육수와 신선한 콩나물이 어우러진 깔끔한 맛이 자랑입니다. 아이, 여성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맛이지요. 게다가 부대찌개의 생명은 햄인데 저희 박가부대에 사용되는 햄은 저가 소세지가 아닌 48시간 훈제한 수제햄입니다. 그래서 오래 끓이면 조금 질겨 질수 있으니 국물이 끓으면 먼저 수제햄부터 골라 드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한 가지 더 박가부대찌개에는 부대찌개라면 꼭 있는 통조림 콩도 없다. 이유인 즉 통조림 콩- 베이키드 빈이 GMO(유전자변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넣지 않는다고 한다. 사소하지만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배려를 느끼는 대목이다. 아마 이런 점이 전통있는 맛집의 비법은 없어도 전국 어느 곳을 가도 가장 대중적이면서 동일한 맛과 깔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프렌차이즈점의 강점일 것이다.

 라면사리와 공기밥 무한리필

점심때가 다가오자 가게 안은 곧 인근 사무실 근무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옆 테이블에 앉은 아저씨 네 명은 부대찌개가 끓어오르기를 참지 못하고 라면사리부터 과자처럼 부숴먹는데, “부대찌개요? 여기 이친구가 부대찌개를 좋아해서 자주 오는데, 여기는 라면사리와 공기밥이 무한리필이라 저도 좋습니다. 하하”라고 말한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 만난 기자의 지인은 “날씨가 추워지니 오늘 점심은 얼큰한 국물의 찌개가 좋겠다 싶어서 왔어요.”라며 웃는다.

하지만 박가부대에는 부대찌개만 있지 않다는 것. 해물 부대찌개는 물론 술안주인 닭갈비와 오삼두루치기, 낙삼두루치기도 있고 김치말이국수와 아이들 메뉴인 짜장왕자구슬공주주먹밥 메뉴도 있다.

산남동은 “금계포란” 형상

사실 김세현(41, 박가부대)사장은 건설회사 직원이다. 입주 건물 – 뉴월드프라자의 임대분양 업무를 맡고 김포소재 ㈜청운종합건설에서 파견된 것이다.  현재 약 65%정도의 임대가 이루어 졌다고 한다. 그가 박가부대를 열게 된 이유도 처음 입주했던 알파문구가 점포를 이전하면서 1층상가가 비게 되면 임대분양에 미치게 될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사가 잘 되니 전화위복이 된셈이다.  점심시간 식탁을 오가며 분주히 서빙하던 그는 피크시간이 지나면 바로 옆 분양사무실로 가 임대상담을 한다. 그는 “산남동은 그 위치한 모양이 풍수지리상 금계포란 형상이라고 합니다.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부귀영화를 얻을 수 있으며 특히 재물운이 좋아진다고 하는 형상이지요. 그럼에도 산남동에 아직 빈상가가 많은 것은 대중교통 불편 등 자차 없이는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접근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법원, 검찰 및 택지지구에 있어 불허 업종이 많아 입주업체가 한정적이나 이를 다양하고 정기적인 문화공연을 열어 많은 유입인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상가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14년 연애같은 결혼생활

“청주사람 다 됐어요!” 라는 김세현 사장도 청주로 내려오면서 올해로 4년 반째 주말부부라고 한다. 아직 슬하에 아이가 없어도 한 달에 세 번꼴로 아내(일산서 쥬얼리샵운영)를 만나면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 먹으로 다니며 연애하는 것처럼 산다는데 “결혼 십년이면 가족이라는데 연애는요~”하며 쑥쓰러운듯 웃는다. 아직도 신혼이다. 김세현사장은 욕심이 많다. 곧 부대찌개만으로 아쉬운 고객을 위하여 자매브랜드인 원할머니 보쌈도함께 할 생각으로 오픈계획중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안팎으로 많은 알을 낳아 행복하길 빌어본다.    

며칠 전 가을비가 내리고 난 후 날이 반갑게 쌀쌀하다. 모름지기 11월에 들어서면 옷깃을 곧추 세워야 함이 맞거늘 창밖 단풍나무 가지 끝에 물이 오른 것을 보고 당황한 터였던 참이라 더 그러하다. 평소 쌀쌀한 날이 오히려 일상의 따뜻한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여느 해보다 반가운 이 쌀쌀한 날의 따뜻함 제대로 즐기고프다. 뜨거운 원두거피, 따뜻한 붕어빵, 김 오른 찐방, 잘 불은 어묵, 그리고 얼큰한 찌개국물과 함께 말이다.

 

 음식이야기

     전쟁의 아픔을 끓여낸 서민음식 부대찌개

 전쟁이 일어난 후 서울에서는 고기는 물론 먹을거리가  부족하게 되었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경기도의정부시와 송탄시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로부터 핫도그나 깡통에 든 햄(예를 들어 스팸)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매운 맛을 내는 고추장과 함께 찌개를 만들어 팔았다. 미군 부대에서 먹다 남거나 몰래 빼낸 고기를 부대고기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그렇게 미군 부대근처에서 성업하며 점차 옛 향수를 자극하는 서민의 음식으로 널리자리잡은 것이 부대찌개다.  서울의 북쪽에 위치한 의정부는 미군 육군 부대 기지가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며  송탄도 미군 공군 부대 기지가 많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부대찌개로 유명하다.

'부대'란 단어는 음식 재료가 아닌 한국전쟁과 함께 들어온 미군부대를 말하며 이는 전쟁으로 헐벗고 굶주린 우리민족의 아픔과 상처가 어우러져 빚어낸 승화의 음식이라 할 수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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