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딸 떡볶이와 할머니 손칼국수 집 뒤에 위치한 반찬전문점

 “오늘 저녁은 또 뭘 해서 먹어야 하나?” 어느새 아이들은 학원서 돌아오고 남편도 곧 퇴근할 시간이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반찬은 매번 똑 같은걸 먹을 수도 없고, 주부경력이 만만치 않은 엄마들도 가끔 정말 모르겠다. 정말이지 어떤 때는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이럴 땐 친정엄마가 생각난다. 어떻게 매번 달리 맛깔나게 해 먹이셨을까, 새삼 고맙기도 하고 그 손맛이 그립다. 게다가 당신이 맞벌이 주부라면 오늘 저녁 반찬은 더더욱 고민일 텐데. 그런 주부들에게 친정엄마가 40년 손맛으로 만든 반찬가게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경상도 아지매의 40년 손맛
석주엄마 미희씨의 친정어머니 오인자(60, 석주네반찬가게)씨. “20살 때 저~ 경상도 상주서 중매로 시집을 왔지. 시댁이 내수인데 시동생 4남매가 있는 집으로 시집와서 다 출가시키고, 우리 세 딸도 키우려고 열심히 살다 보니 안 해본 장사가 없어. 핫도그 장사부터 리어카 끌며 과일장사도 했는데, 그래도 음식솜씨가 있는지 해 놓으면 다들 맛있다고 해서 음식장사를 하게 됐지. 처음에 순대 만드는 방법부터 배워서 개신동 복대시장에서 순댓집만 한 16년 했어요.” “식당 할 때부터 손님들이 반찬가게를 해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 그런 솜씨를 알았던 막내딸이 반찬가게를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여~를 알아보고 내게 됐지” 석주네 반찬가게는 푸르지오아파트에서 산남고를 내려오는 길, 아딸떡볶이집 바로 뒷골목에 있다.
 
명절 때 많이 팔았다우.
“올 추석 때 당일 날 꽤 많이 팔았어. 주문하고 사러 오기도 하는데 그날은 직접 와서 부침개하고, 나물을 사러 많이 오더라구. 명절이래도 요즘은 다들 바쁘잖아.” 석주네 반찬가게가 산남동에 문을 연지 벌써 6개월이다. 그동안 조금씩 입소문이 나서인지 이번 명절 때 어떠셨냐는 질문에 어머니가 자랑이다. “손님들이 나중에 다시 와서는 깔끔하다고 맛있게 잘 잡쉈다고 말해요. 생일상 준비할 때 잡채나 갈비, 불고기는 하기 힘들잖아. 전, 나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주문하면 내 잘해주지요. 갈비양념도 파, 마늘, 양파, 간장, 배 감초 등 열가지가 넘는 재료를 푹 끓여 양념을 만들어서 재우니까 맛있어~”
 
효녀 딸들이 마련해준 반찬가게
“우리 딸들이 참 착해요. 큰애는 시집갔고 지금 같이 사는 작은딸이랑 막내가 졸업하고 직장생활 열심히 하더니 엄마 아버지 고생한다고 집(개신동주공아파트)을 사줬어. 이제는 먹고 살라고 반찬가게 해보지 않겠냐며 도와주지 뭐야” 옆에서 작은아이를 안고 있던 막내딸 미희씨는 부끄러운 듯 조용히 듣고 있다. 사실 석주엄마 장미희(35, 개신동)씨는 양가 부모님들의 소개로 칠레교포와 메일을 주고받는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내년에 다시 남편이 있는 칠레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친정 부모님이 잘 사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 옆에서 열심히 돕는단다. “엄마가 손이 너무 커서 자꾸 싸워요. 정량 껏 담아 파셔야 하는데 당신 인건비는 생각도 안하시고 많이 담아 주시는 거에요. 손님들이 그 맘 알아주고 단골이 돼주시면 좋겠지만 솔직히 전 고생하시는 엄마 생각하면 속상해요.” 석주 엄마가 부모님을 걱정하는 맘이 참 살뜰하다.
 
조미료 안써요.
“재료? 거는 농산물 시장에 새벽 4시 반에서 5시경 나가서 사와요. 갔다 이리로 바로 오면 7시인데, 그때 문 열어. 그때부터 재료 다듬고 그날 그날 팔만큼씩 만들어요. 할아버지가 고추 중․도매를 해서 양념은 좋은 것 써. 고춧가루, 마늘, 저 도라지며 더덕도 다 강원도 아니면 국산이야. 마트나 큰 반찬가게는 반찬을 떼다 판다고도 하는데 난 배워서 하는 것도 아니고 내 손맛 그대로 미원 같은 조미료 안 넣고 하니까 맛이 깔끔하다는 소리를 들어요.”
석주네 반찬가게에는 배추김치, 파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 갓김치 등 직접 담근 김치종류만 열 가지가 넘는다. 반찬도 20가지가 넘는데 주문도 받는다고 한다. 어떤 손님은 성격도 급하시게 벌써 올 김장김치 30포기를 주문했다고 한다.
 
요즘은 맞벌이도 많고 주부들도 나름 참 바쁘다. 그리고 솜씨가 좋아 식구들이 반찬투정이 없다면 상관없는데 영 음식에 소질이 없다면 - 반찬을 사먹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가족건강을 생각해서 조미료 없이 정성으로 만든 석주네 반찬가게를 추천한다. 친정엄마의 손맛 그 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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