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까페 소호노호

 


지난 봄 따사로운 햇살에 예쁜 꽃들로 반가이 인사하더니 어느새 초여름, 향기로 맘까지 머물게 하는 곳이 있다. 초록이 주는 편안한 휴식과 작은 꽃망울로도 만남을 더 설레게 만드는 그 곳, 플라워까페 소호노호를 찾아가 보았다.

아토피로 시작된 꽃 사랑


산남고등학교 정문 앞 산남천을 끼고 ‘소호앤노호’라는 흑백의 모던한 간판에 꽃집(?)인지 싶은 다소 낯선 까페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백합꽃 향기가 먼저 반기고 그 뒤로 수줍은 듯 화병 속 꽃들이 주인 노영숙(38세 척산), 노현주(32)씨와 함께 미소 짓는다. 가게 안 테이블은 특별한 파티션 없이 초록화분과 꽃 화분으로 자연스럽게 공간지어 지는데 적당히 둘러싼 화분이 마치 화원에 있는 듯 맘에 휴식을 준다. 유명 웨딩홀 결혼꽃장식을 책임지고 있는 노영숙씨의 솜씨가 엿보인다.
오년전 큰아이의 잠 못 이루는 아토피로 결심한 시골생활과 함께 시작한 노영숙씨의 꽃사랑. 아이들은 지금도 수자원공사 근처 가마리 농가에서 살 때를 지금껏 가장 행복 때로 추억한다고 한다. “농가에 살면서 아이들은 맘껏 뛰놀게 하고 전 마당화단과 거실베란다를 꾸미기 시작했어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면 아이와 함께 따먹으며 화초의 매력에 푹 빠졌지요. 그렇게 화분을 하나씩 사 모으며 습관처럼 화원에 가다보니 꽃에 중독이 됐어요. 낮에 보았던 꽃이 꿈속에 나올 정도로요. 호호” 어느 날 꽃이 바람을 따라서 하늘을 향해 해를 보는 표정이 저마다 다른 걸 발견하게 된 영숙씨는 어떻게 하면 꽃을 더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단다. 고민 끝에 평생교육원과 서울의 유명 플로리스트를 찾아 다니며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꽃에 매료되어 꽃을 사지 않더라도 차와 함께 꽃을 즐기는 플라워 까페를 열게 되었단다.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

사실 영숙씨는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보험 일을 먼저 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즐겁고 신명나게 하고픈 그녀인데 솔직히 보험일이 그닥 즐겁지 않았다. 일주일중 겨우 하루 시간을 쪼개 새벽같이 서울로 가서 꽃 장식을 배우는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노영숙씨(소호앤노호 사장 38)는 “전 다이어리에 항상 이루고 싶은 꿈을 적고 있어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적고 친구들에게 늘 이야기해요. 그러면 거질말쟁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잖아요.”하며 웃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의 행복한 얼굴이다. 최근 플로리스트로서 인정을 받아 새로 오픈하는 유명웨딩홀 장식일을 마무리 짖고 또 다른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 계획하고 노력하고 몹시 바랬던 일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인가보다. 그래서 “전 저희 아이들에게도 신명나게 미치도록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해 보라고 늘 이야기해요. 얼마 전 큰아이가 요리사가 꿈이라고 해서 설거지부터 하라고 했어요. 설거지를 통해 다양한 그릇의 질감과 그릇의 관찰 그리고 청결도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했죠. 그런데 어린아이답게 꿈이 자주 바뀌네요.” 라며 웃는다. 그래도 영숙씨는 플로리스트로서 자리 잡기까지 모든 공을 그녀의 남편 구호남(40)씨에게 돌린다. 남편의 사랑과 격려가 그녀가 멈추지 않고 꽃을 향해,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끈 원동력이라고 한다.


당신의 추억완성에 화(花)룡정점 되고파

소호앤 노호는 영국의 유명한 거리인 Soho거리와 Noho거리 지명 이름을 딴 체인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과 압구정동인 셈인데 그만큼 세련되고 완벽한 추억을 주고픈게 노영숙씨 맘이다. 가끔 와인파티등 작은 모임을 갖고 싶다고 의뢰가 오는데 프로포즈등 특별한 이벤트 장소로 원하면, 모임에 어울리는 꽃과 양초장식 비용만으로 장소를 제공하고 싶단다. 아마 영숙씨가 원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그녀의 꽃으로 감동백백를 더하고 싶은 것이리라. “저희 아이들이 이웃편의점에 들릴 때면 친절이 대해주세요. 연말에 주변 상가분들을 초대해 일 년을 함께한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되면 재능봉사도 꼭 하고싶어요”

꽃향기, 커피향기, 초록이주는 휴식. 산남동엔 사람을 만나기 좋은 곳이 참 많다.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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