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 계룡리슈빌 맞은편 뒷골목에 있는 ‘나주홍어 1번지’


용암동 건영아파트에서 10여년 살다가 두꺼비 생태마을로 유명해진 산남3지구 아파트에 입주한지 어느덧 만 4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낯설고 생소하여 기존에 살았던 용암동 생활권을 그리워하였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우리동네 산남동 마을 분위기에 익숙해졌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언제부턴가 학창시절 친구 모임이나 직업적 모임 등, 종종 회합이 있을 때는 깔끔하게 정돈된 우리동네에서 모임장소를 고집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가끔씩 충동적 풍미가 그리울 때면, 바쁘단 핑계로 소원했던 그간의 지인들과 가는 식당이 있다.
그중에 한곳이 산남계룡리슈빌 아파트 정문앞 먹자골목(?) 아니, 기업은행 뒷길 쪽에 있는“나주홍어 1번지”를 찾곤 한다. 부드러운 인상의 사장님 내외분이 반겨주심에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홍어삼합을 주문한다.
묵은지에 수육 올리고 홍어를 초장에 찍어 올린 홍어삼합을, 그날 그날 양조장에서 직접 받아온 생막걸리와 함께 한입에 쏘~옥.....
코를 톡! 쏘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홍어삼합의 특미에 중독이 되는 그 맛......
톡 쏘는 암모니아 성분이 체내에서 살균작용을 해주고 묵은지와 막걸리가 홍어 특유의 자극을 보완 완충시켜 준다는 담백하고 특유한 맛에 잠시나마 행복감(?)에 젖어 본다.
혹자는 독특한 암모니아 향 때문에 홍어삼합을 곤혹스러워 하지만 일단 맛에 취하고 냄새에 익숙해지면 홍어 매니아가 될 수밖에 없음이 분명하다. 나 자신도 그 옛날 홍어삼합을 처음 접했을 때 경험했었기에.......
그래도 홍어삼합에 익숙치 않은 손님을 위해 웰빙보쌈과 토종족발, 해물칼국수, 홍어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사장님, 왈......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기에 일부러 홍어삼합을 찾아서 오는 단골손님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별미인 홍어삼합 전문 식당이 흔치 않아 어느 지역 지역마다 특징적으로 자리하고 있단다.
그래서 우리 마을에도 유일하게 홍어전문식당이 “나주홍어 1번지” 한 곳뿐이란다. 에라~ 이참에 인생의 동반자 아내와 함께 11월이 가기 전에 홍어삼합 특미에 또 한번 흠뻑 취해 봐야겠다. 아이들 어렸을 적... 온가족 외식 할 때면 자식 위주의 공통메뉴에 길 들여졌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아들 · 딸이 성장한지라 우리 부부 둘만의 오붓한 미식을 즐길 수 있음에 또한 즐거운 마음이다.
엊그제 같은 지난 봄날... 우리마을 가로수 이팝나무의 하얗게 만개한 꽃풍경이 눈에 선하건만 어느덧 11월의 고즈넉한 늦가을 정경에 떨리는 마음으로 젖어 본다.
여보! 11월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이 좋아하는 홍어삼합과 걸쭉한 생막걸리 한잔하며 세월의 흐름속... 우리의 삶의 여정을 멋지고 아름답게 꾸며 가세나. 언제나처럼...


추영호(산남 계룡리슈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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