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사람이 가진 가장 놀라운 능력이다. 원시 생명체는 자극에 반응한다. 동물은 감각을 느끼면 운동한다. 사람은  지각하고  행동한다. 지각은  기억을  불러와  현재 
를  분석하는  능력이다. 생존을  위해  기억이  활용된다. 행동은  움직임의  선택이다. 사람은  지각으로  움직임을 선택하는 존재다. 기억이  없다면 지각도 없다. 
학습으로  기억이  늘면  뇌의  그물망이  촘촘해진다. 촘촘한  기억  그물망에  필요한  정보가  더 자주  걸린다. 기억이  늘면  지식도  증가한다. 기억이  없으면  지식도  없다. 창의력도  기억으로  가능하다. 기억이  많을수록, 연결이  늘고  결과도  좋아진다. 암기는  창의력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기억은  학습과  경험으로  쌓인다. 인공지능도 결국은 거대한 기억의  덩어리다.
인간은 사는 동안 쉼 없이 기억을 만든다. 뇌의 역할은 기억하는 것이다. 감각과 감정은 서로 연결되고 함께 저장된다. 기억을 회상하면 감정이 떠오른다. 추억의 사진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당시의 감정이 함께 떠오르는 이유다. 감정이 풍부하면 기억이 풍성해진다. 기억이 풍부하면 창의성도 높아진다. 사용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모두 기억과 관련 있다.
기억의 순서로 시간이 태어나고 기억의 위치로 공간이 생성된다. 우주의 시공은 기억으로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낸다. 동물은 찰나에 살고, 인간은 기억의 영원에 산다. 기억이 소멸하는 치매는 시공을 잊어버리고 자아를 소멸시킨다. 인간다움의 모든 출발은 기억이다. 우리 삶은 결국 기억이 만든 예술품이다.
삶을 바꾸려면 기억을 바꾸면 된다. 기억을 바꾸려면 경험을 바꾸어야 한다. 기억을 바꿀 수 없다면 의미를 바꾸면 된다. 어제가 불행했다고 오늘 불행할 이유는 없다. 기억은 바꾸지 못해도 의미는 바꿀 수 있다. 자서전쓰기는 기억에 다른 의미를 붙이는 작업이다. 실수한 기억, 잘못한 기억, 후회스러운 기억에 새로운 의미의 가지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잘못된 과거의 기억에서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에 새로운 성장의 의미를 만들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더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의 기억을 더 많이 쌓고 아픈 기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기억의 리모델링 공사는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자서전 쓰기는 기억 수호 활동이다. 오래된 기억의 소환을 넘어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창조적 예술 활동이다. 뇌의 단백질에서 잊혀 질 지난 기억을 종이로 옮기고 반도
체에 저장하는 것이다. 불멸의 작품을 만들어 이웃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어려운 시간을 이겨 내시고 작가가 되신 어르신들께 축하와 경하의 인사를 보내드린다. 어르신들은 기록 문화 창의 도시 청주의 자랑스러운 문화시민이다.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 서원대학교 겸임교수 2023“ISSUE있슈” 컨설턴트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 서원대학교 겸임교수 2023“ISSUE있슈”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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