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클라라의 그리스 이야기

미노아문명(Minoan civilization, 기원전 3650년경~기원전 1170년경)은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던 청동기시대의 고대 문명이다. ‘미노스문명’ 또는 ‘크레타문명’이라고 부른다.
미노아문명은 20세기 초에 영국 고고학자 아서 에반스의 발굴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그는 그리스 신화의 미로 이야기에 나오는 미노스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에반스는 그곳이 크노소스라고 생각했다.

궁전 발굴에 힘쓴 영국고고학자 아서 에반스 경 흉상
궁전 발굴에 힘쓴 영국고고학자 아서 에반스 경 흉상

미노스왕과 그리스 신화
미노스왕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미노스왕은 제우스가 아버지이고, 페니키아공주 에우로파(Europa-여기서 유럽이라는 단어가 나왔다)가 어머니였다. 그의 아내 파시파에가 낳은 몸은 사람, 머리는 황소인 미노타우로스를 미궁으로 만든 크노스스 궁전에 가둬 놓았다.

크노소스궁전
크노소스궁전

크노소스 궁전
크노소스궁전을 들어가 본다. 일단 8유로의 입장료가 있다. 고대의 왕궁 건축 중 가장 규모가 크며 복잡한 설계로 예전부터 ‘라비린토스(미궁迷宮)’로 유명하다. 그리스 영웅 테세우스가 이 미궁 깊숙이 사는 괴우(怪牛)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고 왕녀 아리아드네와 함께 섬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있다.
왕의 궁전은 60m*29m 정도의 직사각형 중앙광장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왕과 그 가족을 위한 거주구, 공방, 서쪽으로 제례와 정치를 위한 공실(公室), 창고 등 수백의 소실(小室)이 있다. 그 밖에 야외극장, 선착장, 소이궁(小離宮) 등이 있다. 나무와 돌로 지어진 궁전은 심한 붕괴로 상부구조가 분명치는 않으나 2층 또는 3층 부분이 있었으며 크고 작은 계단과 회랑, 복잡한 통로가 복잡하고, 수세식 화장실, 환기시설, 목욕탕, 채광을 위한 공간과 천창, 몸을 정화하기 위한 연못, 도관(陶管)을 이용한 하수도 시설이 발견되었다. 내부의 벽이나 천장 대부분은 궁정 풍속, 동. 식물, 새, 물고기 등을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다,
사실 여기에 있는 벽화들은 모두 복제품이고 진품은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에 있다. 영국 옥스퍼드 아시몰린 박물관장이었던 에반스가 1900년에 발굴할 당시 시멘트로 복원을 시도해 많은 부분을 훼손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크노소스궁전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도
크노소스궁전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도

미로 같은 구조로 방이 1,500개나 되고 치밀한 설계로 화려한 벽화와 도자기들, 고유문자를 가졌던 미노아문명의 꽃인 유적지 크노소스궁전은 거의 흔적만 남은 상태라 아무래도 박물관에 가서 그 유물들의 실체를 봐야지만 찬란했던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품으로 보러 시내 중심에 있는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으로 가보았다.

이라클리온 고고학박물관
이라클리온 고고학박물관에 들어가려면 6유로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들어가보니 수많은 미노아문명의 진품 유물들이 있었다. 와인, 올리브오일, 곡식을 저장하는 항아리들, 제물을 바치는 의식행사에 사용된 황소 머리 모양 술잔, 사자 머리 모양의 라임스톤으로 만들어진 리톤(Rhyton), 춤과 아크로바틱 조각상들, 뱀의 여신상, 상형문자, 선문자 두 종류, 파이토스 원반문자 등등. 
화려한 벽화에는 백합 왕자, 미노아시대 투우 장면, 화려한 보석을 두르고 있는 크레타 여인들, 춤추는 무희, 여왕의 욕실에 그려있던 하늘색 돌고래 등이 이었다. 이라클리온 고고학박물관에서 정말 많은 유물들을 보고 나서야 미노아문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상상을 할 수 있었다.

백합왕자: 기원전 1550년경의 이 작품은 제사장 역할을 맡은 왕의 모습이라고도하여 ‘제사장 왕의 부조’라고도 부른다.
백합왕자: 기원전 1550년경의 이 작품은 제사장 역할을 맡은 왕의 모습이라고도하여 ‘제사장 왕의 부조’라고도 부른다.

에피소드
크레타섬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인데, 산지가 매우 많으며 동에서 서로 높은 산맥이 이어져 있다. 2천미터 급의 큰 산맥 세 곳과 고원지대와 유럽에서 가장 길다는 사마리아협곡을 비롯한 여러 개의 협곡이 있다. 그런 만큼 도로가 정말 아슬아슬하다. 12인승 수동기어 봉고차를 렌트한 우리는, 구글 지도만 보고 길을 따라 가다 정식 도로가 아닌 올리브농장 임도로 들어가서 자칫 낭떠러지로 구를 뻔하고, 남의 집 마당을 통과하기도 했다. 한참을 산 아래로 내려가다 현지 할아버지를 만나 길을 물어보았다. 말이 안 통해서 번역기를 쓰려고 핸드폰에 대고 말을 해달라고 전화기를 들이대는데 너무 작게 웅얼거려 번역이 되지 않아 큰소리로 좀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참 답답했는지 결국엔 번역된 말이 “이런 멍청이 같으니라구!”였다. 우리는 그 대목에서 빵 터져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그 산을 빠져 나오긴 했는데 정말로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또 한 번 뉴스에 날 뻔했다.

길 묻기
길 묻기

이렇게  여러  가지  재밌는  일들로  그리스  여행은  마무리한다.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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