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文然)의 고사성어 53

담박명지(淡泊明志),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라는 뜻이다. 제갈량(諸葛亮)이 아들에게 남긴 편지 〈계자서(誡子書)〉에 나오는 성어다.

제갈량(181~234)은 《삼국지(三國志)》에서 촉(蜀)의 유비(劉備)를 도와  맹활약을  펼친  군사  전략가이다. 또한 명재상으로  충절로도  이름을  남긴  제갈량을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가 남긴 출사표(出師表)는 우국충절이 절절한 명문으로 읽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알려진 아들을 위한 글(誡子書)도 남겼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8세   된   아들  제갈첨(諸葛瞻 227~263)에게  남긴  배움과  수신에  관한  당부이고  처세의 잠언인〈계자서〉이다.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淡泊)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明志)는 성어가 이곳에 나온다. 

‘군자의 행동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몸을 닦고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덕을 쌓아야 한다. 마음이 넉넉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뜻이 밝을 수가 없고, 마음을 한곳에 모아 평온하지 않으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 무릇 배움이란 평온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며, 재능은 모름지기 배움에서만 길러진다.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수가 없고, 뜻이 없다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다’.

이런 교육을 받은 제갈첨은 곧게 자라 후주 유선(劉禪)의 부마(駙馬)가 되고 환관의 발초를 막는 등 정권을 바로 잡으려 애썼다. 위(魏) 나라의 총공세에 항복하면 랑야왕(琅耶王)에 봉하겠다는 제의도 뿌리치고 전사하였다. 제갈량이 빈한한 가정에서 자랐어도 초야에 묻힌 지혜의 와룡(臥龍) 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인재를 찾던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한 이야기가 잘 알려졌는데 그때 젊은 공명이 읽었다는 시 구절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보여줬다.

 ‘봉황은 하늘 천길을 날아도 오동나무 아니면 깃들지않고, 선비는 외로운 땅 쓸쓸히 있어도 참되고 어진 주인이 아니면 따르지 않는다.’ 곧은 자세로 높은 지위에 있어도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던 그는 공직자의  표상이기도 하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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