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초 장시옥 교장을 만나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 풀꽃3-

책과 시를 사랑하는 장시옥 산남초 교장

 

은 주인을 닮아 그 숨결을 머금고 향기로 피어난다. 군더더기 없는 공간 배치와 상큼하고 아기자기한 초록 식물들, 그리고 한 편의 아름다운 시... 따스한 햇볕의 손길을 느끼며 화사한 꽃무늬 옷의 장시옥 교장을 만나니 ‘이젠 정말 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시옥 교장은 2021년 9월 산남초에 부임했다. 지성·인성·감성을 키우는 행복 산남교육 비전과 건강·창의·열정·공감을 교육목표로 1년 반을 산남초 학생들과 함께 했다. 사 계절을 한 바퀴 돌았으니 이제 학교의 흐름도 나이테만큼 하나 완성했다.  

 산남초는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학교이니만큼 2022년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전교생이 두꺼비생태공원과 구룡산 숲 체험을 했다고 한다. 모든 아이들이 자연 환경 속에서 생태 체험 교육을 받으며 마을과 함께 자라서일까? 생태 감수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산남초 두꺼비 구출 작전

 두꺼비생태마을에 ‘두꺼비 순찰대’가 있다면 작년 6월 산남초에서는 두꺼비 구출 작전이 있었다. 한 학생이 “교감 선생님~ 저기에 두꺼비가 갇혀 있어요.~” 해서 ㅤㅉㅗㅈ아가 보니 수로에 떡두꺼비만한 두꺼비가 갇혀 있어 수로를 뜯어내고 갈퀴 위에 올려 구룡산 자락으로 보내 주었다고 한다. 학교는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며 살리기 위해 기특한 행동을 한 학생을 칭찬하며 사진을 찍고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기록으로 남겼다. “네가 얘기해줘서 소중한 생명 하나가 살아났어.”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 두꺼비로 인해 다음 해에 부화할 수많은 생명을 생각하면 그것은 이미 한 마리의 두꺼비가 아닌 것이리라.

학교에서 산남초 학생의 제보로 수로에 갇힌 두꺼비를 구해 구룡산 자락에 놓아주었다.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행복 독서

장시옥 교장은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고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년 학기 초에 갓 입학한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교 도서관 이용자 교육을 시키고 책 표지 보고 제목 맞추기 퀴즈, 영상으로 배워보는 이용 방법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서관과 친해지도록 지도한다. 인성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시옥 교장은 2022년에는 1학년~ 6학년 교실에 들어가 책을 읽어주며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행복 독서’를 진행했고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23.)을 기념하기 위해 책의 날의 유래가 담긴 예쁜 책갈피 증정, 재미있게 읽은 책 추천, 연체 해방의 날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했다. 

“산남초 학생들의 독서 이해력이 상당히 높아요. 책을 읽어준 후 슬쩍 지나간 내용들을 모를거라 생각하며 질문했는데 거의 모두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날 수준을 높여 2권으로 된 두터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일부를 읽어줬는데 그 책도 한 반에 4~5명 정도는 읽어서 대화가 됐어요. 그 뒤로 6학년 학생들이 도서관에 이 책이 많이 없다고 항의가 들어와 40여 권을 한꺼번에 구입해 준 적이 있어요.” 

이런 영향일까? 산남초등학교는 2022년 4월부터 운영된 충북교육도서관의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한 ‘2022년 청소년 독서마라톤’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11명의 완주자를 배출했다. 청소년 독서 마라톤은 충북 도내 초·중·고 600명이 4~10월까지 매월 1편 이상 독서 감상문을  충북교육도서관 홈페이지에 작성한 학생에게 완주 증서를 수여하는 청소년 독서 운동이다. 

1학년 학생들에게 교장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행복 독서 시간.
1학년 학생들에게 교장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행복 독서 시간.

아이들 하나하나가 꽃송이

장시옥 교장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평생 침팬지를 사랑하고 연구한 ‘제인 구달’이다. 아인쉬타인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행복해하고 끝까지 열심히 해내는 그 성실함이 좋다고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사회에 끊임없이 비교 당하고 기죽어 의기소침해 있는 아이들을 보면 용기와 응원을 해주고 싶다는 장시옥 교장. 
“1930년대에 영국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에 가서 평생 침팬치를 연구한 것처럼 너희들도 행복해질 수 있는 일 한 가지를 열심히 해봤으면 좋겠다. 그것은 천재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 너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열심히 해서 제인 구달처럼 행복이라는 꽃을 피우면 좋겠다. ”

장시옥 교장(좌), 이정희 교감(우)과 함께 한 인터뷰.
장시옥 교장(좌), 이정희 교감(우)과 함께 한 인터뷰.

두꺼비마을신문 잘 읽고 있어요~

독서를 좋아하는 장시옥 교장은 두꺼비마을신문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콘텐츠의 의식 있는 알찬 내용과 어린이·청소년 기자단, 관공서 분위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지역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풀꽃과 두꺼비 등 동네의 생동감 있는 소식이 좋다고 한다. “아이들이 신문의 역사와 함께 자라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데서 나오는 의식이 아이들 속에 상당히 많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며 두꺼비마을신문과의 새로운 인연과 참여를 약속했다.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숲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숲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숲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숲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