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국가대표 이지우(12살, 산남초), 바둑 신동 이주현(9살, 산남초)

봄소식과 함께 두꺼비마을신문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2년 전 체스 신동으로 소개했던 이지우 군이 유소년 국가대표 선발전 U12에서 당당하게 1위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길 간절하게 응원하며 기다렸던지라 소식을 접한 기자의 감회가 남달랐다. 게다가 동생 이주현 군은 바둑 신동으로 각종 바둑대회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어 두꺼비 마을의 겹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이지우, 이주현 군의 아버지, 이준호 씨(49세, 산남동)에게 아이들의 활약과 교육 철학에 대해 물었다. 

<이지우 체스 대회 참가 성적>
2019년 하반기 대한체스연맹 회장배 전국 유소년 체스대회 우승
제21회 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체스 한국 대회 금상(1위)
2020 BRAIN-X&CHESSKID ONLINE CHESS CHAMPIONSHIP 1위
대한체스연맹 2020 전국 어린이 체스 페스티벌 1위
2020 ONLINE Chess Championship 1위
2020 세계청소년 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한국대회 1위 월드본선 2위
2021 ICOC KOREA CHESS CHAMPIONSHIP(국제브레인스포츠협회) 1위
2021 주니어 체스 챔피언쉽 금상(1위)
2021 세계청소년 마인드스포츠대회 체스 월드본선 우수상 
2022 상/하반기 플레이웰 스텐다드 대회 1위
2022 체스유소년선수권 대회(국가대표선발전) U10 2위
제22회 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체스 한국 대회 4학년 메이저부 금상(1위)
2023 상반기 유소년 체스 선수권 대회 & 유소년 국가대표 선발전 U12 1위
현재 대한민국 유소년(U12) 국가대표 / EPL K리그팀 대표 선수 활동
동아시아 유소년 체스 선수권 대회(중국) 국가대표 출전 예정

초등학교 1학년 방과 후 교실에서 체스를 처음 배우기 시작해 4년 후 국가 대표가 되기까지 아버지의 노고가 있었다. 영어원서를 해석해 주고, 강의 영상을 찾아 같이 배우며 실력을 키웠다. 국내 최고 수준으로 실력이 업그레이드되기까지 체스공부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그 비법을 물어봤다. 
체스닷컴이라는 온라인사이트가 있습니다. 회원이 1억 명이 넘는데 여기서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 선수들과 온라인 체스 대국이 가능합니다. 외국선수들과 5,500경기 이상 대국하면서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죠. 또 각종 체스 대회와 K리그 대회에 EPA팀 메이저 선수로 참여하며 실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체스 원서 해석은 저에게 숙제입니다. 퇴근 후 원서를 공부하며 지우가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체스는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것은 물론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며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하는 어려운 게임이다. 이런 체스를 어린 나이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체스는 중세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전쟁 게임으로, 군대를 지휘하는 느낌이 듭니다. 멋진 경험이죠. 또 전 세계에서 축구 다음으로 많이 즐기는 국제 스포츠로, 두뇌로 싸우는 게임입니다. 지우가 여기에 매료되었지요. 또 한편으로 아빠와의 체스 여행이 지우에겐 행복한 추억입니다. 대회 기간 동안 아빠와 호흡을 맞추고 서로 마인드컨트롤했던 시간들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하곤 합니다. 올해 7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유소년 체스 선수권 대회 또한 아빠와 외국에서 보내는 11일간의 멋진 여행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웰 대회 우승 후 이지우 군과 아빠 이준호씨
플레이웰 대회 우승 후 이지우 군과 아빠 이준호씨

지우 군이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가 되어 대한민국을 빛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2년 후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그 뒷 이야기가 궁금했다. 
2022년 국가대표 선발전 U12는 6학년 형들과 경기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이 지우 경기 기보나 영상을 보고 분석해 올 것을 대비해서,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전략을 짜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분당에서 경기하는 3일 동안, 집이 가까운 수도권 선수들에 비해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었습니다. 경기당 2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까지 진행하는 관계로 체력관리를 위해 가까이에 호텔을 잡고, 경기 외에 일체 복기나 공부를 중단하고 경기에만 집중했습니다. 지우가 참가 선수 중 국제 FIDE 레이팅 1위라 1번 보드를 배정받았는데, 마지막까지 1번 보드에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1위 확정 후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자 짬뽕라면이 먹고 싶다고 활짝 웃더군요. 경기 후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파이팅’을 세 번 크게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지우 군과 마찬가지로 동생 이주현 군도 바둑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꿈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이주현 군이 바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주현이도 형이 하는 건 다 하고 싶어 합니다. 체스를 형에게 배우면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어, 형과 비등하게 경기가 가능한 바둑에 관심을 갖더군요. 일곱 살 가을부터 바둑학원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제 체스는 형에게 배우고, 바둑은 알려주며 서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주현이도 형처럼 바둑을 할 때 행복해합니다. 바둑도 물론 좋아하지만 구룡산에서 곤충 채집이나 관찰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이제 봄이 돼서 본격적으로 구룡산과 두꺼비생태공원을 뛰어다닐 텐데, 채집통 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면 주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주현 바둑 대회 참가 성적>
2021 청주어린이 바둑 교류전 3위
2022 옥천향수배 전국바둑대회 방과 후 1~3학년 부문 우승
2022 충청북도도지사배 바둑대회 우수 선수상
2022 충청북도 교육감배 바둑대회 준우승
현재 명지대바둑학원 아마 2단 기력

바둑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처음으로 출전한 괴산에서 열린 선국암배 바둑대회에서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유치부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마귀를 보고 잡으러 가겠다며, 경기를 기권하고 숲으로 뛰어가는 걸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3위를 했는데 주현이는 절대 숲이 있는 대회장은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웃음) 

체스나 바둑을 수련하면서 대회에 참가하다 보면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울 텐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다. 
미국은 체스 국제 FIDE 레이팅 2,300 정도면 4년 장학생으로 대학 입학이 가능합니다. 그 정도 실력이 안 돼도 미국 대학 입학 전형에 유리해서 국제학교에서는 체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아이들이 많죠. 하지만 국내 대학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소년 선수를 하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체스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선수로 성장 가능한 시기에 이런 현실이 너무 아쉽죠. 그럼에도 체스가 지구력과 집중력에 좋아 학업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지우는 수학을 좋아하는데, 학기 초 진단평가에서 만점을 받았죠. 체스 선수를 하느라 심화학습은 못하지만, 체스와 공부를 병행하며 열심히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부, 체스 둘 다 잘해 줄거라 믿습니다.

플레이웰 대회 하반기 우승 상장과 트로피
플레이웰 대회 하반기 우승 상장과 트로피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같이 노력하며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지우가 유소년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었으니, 다음은 아시아 체스 무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합니다. 아이들의 고향이자 최고의 놀이터인 두꺼비 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내내 지우 가족과의 특별한 인연에 감사했다. 앞으로도 두꺼비마을신문은 이지우, 이주현 군의 꿈을 응원하고 희망을 전하는 일에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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