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흥이방죽 느티나무 보호수지정의 당위성

곧 원흥이방죽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된다. 2003부터 시작된 원흥이방죽 두꺼비를 살리자는 운동 당시 방죽에 접해있는 느티나무 아래에 천막 본부를 설치했다.

본부 옆 느티나무 위에 커다란 구렁이가 내려다보고 있기도 했다. 처음으로 두꺼비살리기 기자회견도 느티나무 아래였다. 그날 기자회견 시작 무렵 커다란 두꺼비가 나타났다. 기자들은 누군가 가져다 놓은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두꺼비는 자신들을 살려달라는 무언의 의미가 되었다.

첫 번째 환경생명 축제 역시 느티나무 아래였다. 어느 이른 새벽 800여 명의 시민들이 손잡고 원흥이 두꺼비를 살려달라고 요구할 때에도 느티나무는 지켜보고 있었다. 느티나무는 원흥이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의 관찰자이면서 의지처였고 든든한 응원군이기도 했다. 느티나무는 3백여년 동안 마을을 지켜주었고 주민들의 추억 속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산남동 마을주민들은 이러한 느티나무를 청주시 보호수로 지정 요구를 준비하면서 일단 시민보호수 운동을 펼쳤다. 청주시민들 천명이 서명에 참가한 명실상부한 1호 시민 보호수가 되었다. 청주시도 이에 호응했다. 오래전 살던 주민들의 추억 속 터전이며, 환경보호운동의 목격자로서의 의미만으로도 보호수 지정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했다. 드디어 청주시 공식 보호수로 내년 1월 곧 선정 예정이다.

보호수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령목, 희귀목, 거목 등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로 청주시는 156곳 172본의 보호수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수명이 길고 잎이 무성하며 악귀를 쫓는다고 해서 마을의 당산나무로 자리매김하였고 예전 관아와 마을 입구, 고개에 식재하여 오늘날까지 노거수로 많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13,659그루의 수종 분석 결과 느티나무가 7,281건으로 53.3%를 차지하여 월등히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이는 느티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는 수종이며 마을 어귀 친숙한 나무이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지켜온 느티나무의 보호수 지정을 환영한다.

 

이광희(산림학박사, 전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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