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가게들
어디까지 알고 있니?

한참 출출한 시각인 저녁 7시, 마을신문 기자들이 찾은 곳은 청주교육지원청 근처의 먹자 골목 입구에 있는 ‘전여사 불닭발’이었다.

청주교육지원청 근처 '먹자 골목'에 있는 '전여사불닭발'
청주교육지원청 근처 '먹자 골목'에 있는 '전여사불닭발'

전여사 불닭발’(대표 전은오)에는 넓은 홀과 단체 손님을 위한 방도 있었다. 방에 자리 잡고 메뉴판을 보니 ‘숯불 닭발’과 ‘국물 있는 닭발’이 대표 메뉴에 자리 잡고 있었고, 술안주에 좋은 똥집볶음, 김치국수, 파전, 계란말이, 주먹밥, 황태구이, 메밀전병 등도 메뉴에 있었다. 우리는 일단 각각의 맛을 알아야 했기에 대표 메뉴인 숯불 닭발, 국물 닭발, 해물파전, 주먹밥, 김치국수를 시켰다. 주문이 들어가자 비트 피클과 80년대 막걸리 잔으로 사용했을 노란 양푼에 나오는 콩나물국, 양배추를 이용한 샐러드와 계란찜, 집에서 담근 매실청을 이용해 만든 소스가 기본 상차림으로 나온다. 이윽고 주메뉴인 숯불 닭발과 국물있는 닭발이 나왔다.

불닭발
불닭발

가족들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모두 “와우 맛있어” 감탄사를 연발한다. 국물 있는 닭발은 맛이 부드러우며 맵지 않았고, 숯불 닭발은 숯불에서 나오는 불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닭 냄새가 싫어 먹지 않는다는 일행 기자의 입맛까지 닭발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바꾸어 놓아 ‘국물 있는 닭발’의 국물이 너무 맛있다며 국물에 떡을 찍어 먹는가 하면 국물만을 떠먹기도 한다.

색깔도 예쁘고 씹는 식감도 좋은 비트 피클, 소스도 맛있는 양배추 샐러드가 닭발 맛을 배가시켰다. 놀라운 건 이런 음식들이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사장님이 직접 손수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코로나로 산남동 상가가 힘들어요”
홀에 손님들이 한가한 틈을 타 사장님께 ‘전여사불닭발’을 언제 어떻게 열게 되었는지, 가게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가게는 8년 전에 오픈했는데 음식에 관심이 많아 시작하였다고 한다. 전은오 사장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종에 있다가 식당을 차린 건데, 안 해 본 일을 해야 된다는 점, 저녁 장사를 해야 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게다가 음식만 정성껏 만들면 장사가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애로 사항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코드가 맞는 손님들이 90%를 차지하는 것 같다고 한다. 너무 많은 손님이 와도 감당이 안 되어 큰 욕심을 부리진 않지만 코로나로 산남동 상가가 상권이 죽는 게 힘들다고 말을 한다.

가게를 하면서 좋은 점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전은오 사장님은 “사람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답한다. 아이가 한 명인 데가 지금은 결혼해서 멀리 떨어져 있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가게를 놀이터 삼아 단골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법칙’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을 가게에서 만나 연을 맺고 단골손님이 되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는 전 대표에게 기자는 슬쩍 “프로는 아니시네요(하하)”라는 말을 던져보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푸근함이 보여 건넨 말에 씨익 웃어주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손님들을 이롭게 하려는 넉넉함이 보였다.

‘불처럼 일어나세요!’
전은오 대표에게 추천하고 싶은 메뉴를 물었다. 숯불 닭발이 가장 인기가 있고 국물닭발, 계란말이, 주먹밥, 똥집볶음도 추천해주었다. 식사 마무리로 먹은 김치칼국수도 화룡점정이었다.

해물파전과 김치칼국수
해물파전과 김치칼국수
국물닭발과 똥집볶음
국물닭발과 똥집볶음
매운 맛을 달래줄 주먹밥
매운 맛을 달래줄 주먹밥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전은오 대표는 “저희 가게는 정직하고 모든 메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손님들이 사랑방에 와서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고 즐거운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사실 식당은 주인이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손님이 맛을 인정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다. 일행들은 그릇까지 안 먹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전 대표가 말한 대로 ‘안심식당’이라는 말이 사실인 것처럼 안심하고 뭐든 시켜도 후회 없을 것 같은 맛, 환경을 생각하여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마음 등이 전달되면서 처음 가게를 오픈하려고 할 때 반대했다는 사람들에게 “왜 그랬시유”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전은오 대표는 ‘전여사 불닭발’에서 ‘불닭발’이 ‘매운 불닭발’이 아니라 ‘불처럼 일어나세요’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여사불닭발’에 오는 손님들이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을 먹고 화덕의 불기운처럼 은은하고 따뜻하게 모든 일들이 ‘불처럼’ 일어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산남동 주민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식당으로 ‘전여사 불닭발’을 추천하면서 사랑방 같은 식당에서 어머니의 손맛 같은 음식을 맛보시길 바란다.

취재를 함께 한 마을기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 가장 오른쪽이 구진숙 기자, 그 옆이 전은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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