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독임(不宜獨任), ‘명예를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인생과 처세에 관한 명언집인 <채근담(菜根譚)>에 나오는 성어다.

<채근담>은 중국 명(明)나라 때 홍자성(洪自誠)이 ‘항상 나무뿌리와 같은 거친 음식을 달게 여기며 사는 사람은 어떤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라는 명구에서 따왔다는 책으로, 유가의 경전과 시구에서 도교와 불교까지 공통의 철리(哲理)를 전·후집에 담아 오랫동안 읽혀왔다.

‘잘되면 제 복이요 못되면 조상 탓’이라며 잘못되었을 때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우리 속담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후세에 좋은 이름을 남기려고 하는 명예욕이 있다. 수양이 잘돼 덕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공을 앞에 두고 자기가 다 이루었다고 자만하는 법이다.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향기가 오래간다는 유방백세(流芳百世)라 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악취가 오래 남는 유취만년(遺臭萬年)이 된다. 큰일을 이루었을 때는 혼자 다 한 것처럼 거들먹거리면 공은 사라지고 오명만 남는다. 가득 차면 손실, 줄이면 이득이 남는다는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은 만고의 진리다.

채근담 전집 19절에 ‘좋은 이름과 아름다운 절의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말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어야 화를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되는 행위나 더럽히는 이름은 남에게 미루지 말고 자신에게 끌어와 책임질 수 있어야 빛을 감추고 덕을 쌓을 수 있다’고 하였다.

명예와 공로는 누구나 욕심을 내고, 불명예와 악행은 미움을 받으니 모두들 회피하려 한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서 받은 도움을 까마득히 잊고 자신의 공만 내 세운다. 복은 나눌수록 크고 자신이 더욱 우뚝해지는데도 그것을 모른다. 덕을 쌓으면 복이 저절로 오는데 욕심이 눈을 어둡게 하여 스스로 무덤을 파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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