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상가 사장님들의 코로나시대에 살아남는 법

지난 2월 5일, 아들내미랑 동네 당구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동네일도 꽤 하던 분이 운영하는 당구장 이었는데, 입구에 ‘임대’ 딱지가 크게 붙어있었던 것이다. 그 당구장이 폐업한 걸 보고 장기화된 코로나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다. 9일 저녁엔 동네 상가를 둘러보았다. 도로가의 건물 1층 전체가 ‘임대’ 딱지 붙은 곳이 한 둘이 아니었다. 임대료 조차도 벌지 못해 폐업하고 ‘임대’ 딱지가 붙은 곳이 대다수일 터이다. 이른바 ‘코로나 설날’을 세 번 쇠는 동안 동네 상가들은 칼바람을 맞고 있다.

 

우리동네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문경선씨는 코로나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코로나 펜데믹 이후 매출이 뚝 떨어졌지만 꿋꿋이 정부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문 계속 열고 포장과 배달 서비스를 추가’하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 22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장 등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는 일단 환영했다. 정부의 ‘손실보상 선지급’ 정책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지만 “잘한 건 잘한 거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역지원금 지급으로 “가뭄에 단비”를 만났다며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경선씨는 매출 대비로 지급하는 ‘손실보상 선지급’ 방식 보다는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방역지원금이 더 실효성이 있다고도 했다.


동네 문방구점, 기념품 상점 등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동네에서 문방구점을 운영하는 이은정씨는 “운동회 같은 학교 행사가 열리면 상품 등으로 문방구가 많이 팔리는데 학교에서 이뤄지는 단체 행사가 사라져 매출에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법원 근처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은자씨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법원, 교육청 등 마을에 있는 기관 종사자들이 상가를 맘 놓고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동네 상가들이 어려워진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관과 사무실 단체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식당-커피숍/술집/당구장/노래방 같은 곳이 도미노로 무너졌을 터이다. 동네의 태권도장 사정도 마찬가지. 산남리슈빌 근처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길은석씨도 아이들을 상대하는 업종이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부모님들이 코로나에 굉장히 민감하여, 부득이하게 휴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휴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때는 수련비가 안 들어와 수입에 직격탄을 맞는다”고 한다. 길은석씨는 “정부에서 방역 수칙을 완화하면 더 불안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말하면서 코로나를 이겨내는 노하우를 이렇게 말한다.


“저 같은 경우는 부득이한 사정을 빼고는 절대 휴관하지 않습니다. 항상 시간을 지키려 노력했고 부모님과 수련생들간에 소통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관원들에게 정성을 쏟는 모습과 방역 소독하는 모습들을 수시로 보여드려 진정성 있게 운영하는 방법 밖에 없는 듯합니다.”

기자가 만난 동네 상가의 사장님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웃음을 잃지 않고 진심을 다해 본인 상가를 운영하고 있었다. 다른 분들도 모두 그러할 것이다. 이제는 주민들이 동네 상가 애용으로 화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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