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공자학원 현정희 원장 인터뷰

                                                                                             충북대학교 공자학원 현정희(玄貞姬) 원장

 

3년 전 두 아들과 두꺼비마을신문 기자단에서 중국으로의 역사탐방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보았던 연변의 모습과 생활상은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정 관념을 완전히 깨버려 놀랐던 기억이 있다. 연변이나 조선족이라는 말에 연상되는 단어는 가난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민족적 자긍심이어야 옳았다. 한국인가 착각할 정도로 모든 곳에 한글간판이 있었고 한글을 사용하였으며 거리는 깨끗하고 식당은 위생적이었다. 중국내에서 조선족 자치구를 이루어 민족의 언어와 역사를 지키며 긍지를 지니며 살아가는 곳.
중국 내에서도 주민들의 교육열이 높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연변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내가 까맣게 잊고 있던 우리 선조들의 개척 의지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깨우치게 했다.

 

가까운 수곡동에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리고자 설립된 ‘공자학원’이 있다. 벌써 15년전부터 충북대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교육부에서 설립한 정식교육기관 이다. 4,5년전에 아들과 함께 이곳에서 소수민족 의상을 입어보고 중국 문화 강의를 들으며 중국만두(빠오즈)와 중국달걀(차예단)을 경험했던 좋은 추억이 있다. 이 공자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현정희 원장님을 만나 공자학원의 이모저모를 들어 보았다.

 

충북대학교 공자학원을 소개해주세요


전세계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소개하는 정식 교육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세종 학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2006년에 충북대학교 총장과 연변대학교와 협력하면서 충북대학교 내에 설립하였다가 지역사회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2015년 1월에 수곡동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충북대 공자학원의 큰 특징은 연변대학교의 교수들이 파견되어 강의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원할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또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 교수님들에게 바로 일주일 전 북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어 남북관계에서 문화적 가교 역할도 해오고 있습니다.


충북대 공자학원의 프로그램이 궁금합니다


충북대공자학원에서는 중국어 교육과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HSK(중국어능력 시험), HSKK(중국어회화시험)를 실시하고 있고 시험대비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중등 방과 후 위탁교육을 하고 있고 한중문화교류 사업과 중국유학과 연수를 위한 상담, 또 중국대학으로 유학시 1년간 장학금 지급(중국어능력시험 3 급, 4급), 중국여행과 기업인을 위한 현지실태 상담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충북대학교 공자학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이었습니다. 매년 공자학원에서는 전체 부스의 1/4 정도의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로 행사를 치뤘고 원생들이 적극적으로 자원봉사를 해주어 중국의상과 문화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건들이 이사짐 수준이어서 힘들었지만 서로 도와주었던 따뜻한 경험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민간에서의 편견과 선입견 없는 문화 교류가 두나라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고 부족한 점들을 메워주기에 힘은 들었지만 그립습니다.


지금의 충북대 공자학원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중국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사실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또 중·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선택하는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고 정책적인 면을 보완하면 좀 더 쉽게 배울 수있지 않을까요?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영화 더빙대회를 열었습니다. 10편의 중국영화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중국어로 연기하며 더빙하는 대회였는데요 전국에서 150개 대학에서 비대면으로 참가하였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바뀌어 고민 끝에 마련한 행사였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보람 있었습니다. 참고로 10편의 영화 중 ‘겨우 서른’(三十而已)이라는 영화를 가장 많이 선택했는데요, 이 영화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상해에 사는 3명의 커리어우먼들의 이야기로 이제까지의 중국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인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못 본 영화라 조만간 꼭 보려구요. (웃음)


중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몇 년째 산남동에 사는데 이곳이 너무 좋아요. 거리가 깨끗하고 사계절 다른 꽃이 피어 자연환경이 너무 예뻐요.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매일 행복합니다. 중국의 친척들에게집 앞에 핀 꽃사진을 보내면 어쩜 그리 예쁘냐며 감탄할 정도예요. 한국은 조용하고 질서가 있어서 살기 좋은 곳입니다. 한국 대학과 비교해 중국 대학에서는 서류작업이 많고 회의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겨요. 돌아가면 또 금방 적응하겠지만 이런 점은 한국 교육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 공자학원에서 원생분들과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점도 좋아요. 한국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 서로 도우며 해나갈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 벽돌 하나하나를 쌓듯이 한명 한명 진심 어린 소통을 해나간다면 중국과 한국이 훨씬 가까워 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정희 원장은 코로나가 어서 끝나 수강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중국으로 여행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한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하려면 직접 그 나라를 가보고 체험하는 것이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언제 쯤이면 코로나가 끝날까? 또 언제쯤이면 오송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해 평양역에 내려 평양냉면을 먹고 연변역에 도착할 수있을까? 몹시 설레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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