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하늘 외짝 볼우물이 깊어졌습니다.


기분이 좋아

첫 수업이 풋 풋 다 같이 웃었습니다.


교과서 글자들이

화장실에 가겠다 손을 들었습니다.
벗어놓은 신발이 홀로

떡갈잎으로 위장하여 숲을 향해

걸어 나갔습니다.


점심 메뉴 멸치에게

푸른 바다를 돌려주었습니다.


의자에게 냄새나는

엉덩이 받쳐주어 늘 고마워 인사하였습니다.


하굣길 햇살은

온종일 서 있었기에 드러눕기로 하였습니다.


기꺼이 오늘은 눈물 없이

하늘 따라쟁이가 되어 맑게 저물었습니다.


교육은 본보기를 보이는 거겠지요.
학생은 교사의 말투를 따라 하고, 태도를 따라 하고, 눈빛과 손짓을 따라 합니다.
교사는? 이왕이면 하늘빛을 따라 하고 싶습니다. 이래저래 따라쟁이입니다.

 

                /김태식(성화중 교사)
                /김태식(성화중 교사)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