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시작되면서 우리 모두는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세우고 1월을 시작한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기운과 의미를 담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일상을 되찾는 기운찬 한해가 되길 바라며 생각을 표현해본다.


1월이 시작되면서 청주서원노인복지관의 체력단련실에는 전년도보다 많은 70대, 80대 어르신들이 찾아와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신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계획했던 많은 이들이 그 목적과 목표를 세우고 지켜 나가는 것이 참 쉽지 않은데 매일 노인복지관을 방문하여 운동하시는 이용 어르신을 뵐때면 살짝 나온 배가 부끄러워서 그런지 쑤욱 들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서원대학교에는 50대, 60대 직장인 등성인학습자가 배움에 대한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평생교육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처럼 새해가 되면 무엇인가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세워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하고자 하는데, 이는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우리가 좀더 넓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나 개인의 의미만 찾기 보다 시민으로서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와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모두가 노력한다면 그 결과가 실패했다 해도 의미 있는 과정에 의해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르신이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비결은 ’사는 보람‘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살아가는 어떤 목적이 필요하고 노인이 되었어도 인생은 목표를 요구하기에 그것 없이는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소노 아야코, 2021). 그래서인지 작은 목표도 좋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오영수(78)씨는 ‘깐부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갖게 되면서 ‘깐부 정신’을 강조했다. “네 것도 없고, 내 것도 없고,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게 깐부 정신이죠. 부모와 자식 간 갈등, 정치적 갈등, 남녀 갈등, 이런 갈등이 우리 사회에 심각한 것 같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어느 때보다 ‘깐부 정신’이 필요하죠.”라고 말했던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왜 갈등 속에서 살아가려는 것일까? 갈등이 없이는 우리가 가진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일까? 단순하게 설명되기는 어렵겠지만 무엇인가 공감되지 않은 채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인지 우리 모두의 욕심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내 개인의 욕심을 채워가는 삶도 의미는 있겠지만 좀 더 넓게 바라보며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찾았으면 한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꼭 발생되어야 하는 것인지, 최소화 시킬 수 있는 갈등인지 바라보고, 갈등을 줄이기 위한 서로의 노력이 요구된다. 나에게 소중 하듯 상대방에게도 소중하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음에도 내가 가진 권력과 힘, 기술로 상대방을 이기려들 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 눈을 감아본다.

오영수(78)씨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되는 것처럼 흘러 간다. 하지만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 이겼다. 모두가 승자다”면서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며 내공을 가지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게 승자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나만이 승자가 되고 싶은가? 모두가 승자가 되길 바라는가?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없는 사회라고 인정하면서 전쟁 속에서 전투적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살 것인가? 싸우거나 포기하기 보다 좋은 협상, 긍정적인 협상방법을 찾아 서로 소통하며 건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사회이다.


내가 가진 무지로 누군가를 상처 줄 수 있기에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왜 이리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가? 이것은 ‘승자 아니면 패자’라는 인식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가 승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 해보았으면 한다. 바로 두꺼비마을신문을 만들어가는 이들도 누군가를 위한 승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실천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오영수(78)씨는 “우리 말 중에 가장 좋아 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이다. (중략)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살길 바랍니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 메시지를 기억했으면 한다. 이제 여러분은 아름 다운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보시겠습니까?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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