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 축하 - 행복 시작(詩作)

넘어져도 열셋

거꾸러져도 열셋

흙냄새에 코 박는다 열셋

빠끔 보아도 열셋

어둠 몰라도 그만치 열셋

잘 먹고 똥 잘 눈다 열셋

동네방네 다돌아 열셋

노트를 닫아도 열셋

아무것 안 써도 열셋

들과 산이 기른다 열셋

욕해라 욕해 열셋

끔쩍도 안 한다 열셋

부러트려라 부러트려 열셋

두꺼비와 함께 공동우물 쓴다 열셋

열려라 참깨 열셋

튀어라 말랑말랑한 공 열셋

제사도 함께 지낸다 열셋

아무렇지도

아무려면 어때

가면 가지고

오면 오게 되고

내리 달리면 구르고

구르다 처박히면 툴툴 털고

일어나서 다시 구르는

구르는 돌이 때깔도 좋다고

다시 시작하는

열둘도 아니고

열넷도 아닌 딱 그만한 열셋!

        /김태식(전 성화중 교사)

※이번 호를 끝으로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시로 들려준 김태식 시인의 연재를 마칩니다. 바쁜 교직 생활에서도 학생들에게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독자들에게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형상화해주신 시인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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