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누리공예’ 민유희님의 이웃을 위한 복조리 나눔

 

우리나라 세시 풍속의 하나로 설에 복을 빌어주는 아름 다운 풍습이 있습니다. 요즘은 1월1일을 시작으로 진짜 명절인 설까지 한 달 이상을 우리는 만나는 모든 이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복을 빕니다.


예전에 우리 어렸을 때 복조리 장수들이 섣달그믐이면 어김없이 복조리를 대문에 걸어놓고 설부터 수금을 하러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두 말 할 것 없이 복조리를 사서 대문에 걸어 두셨지요. 지금 아이들은 조리를 모르겠지만, 밥할 때꼭 쌀을 이 조리로 잘 일어야만 돌을 씹지 않으니 중요한 부엌살림이지요. 조리로 복도 쌀처럼 뜨라는 데서, 또 돌을 거를 때 소복소복 쌓아지는 쌀의 모양처럼 복이 들어오라는 소망으로 생겨났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런 복조리로 복을 나누고자 하는 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산남고 맞은편에 있는 손누리공예&요거프레스 산남점을 운영하시는 민유희 공예가입니다.
해마다 연말연시에 주위 분들과 손님들에게 선물로 드렸던 복조리를 이번에는 마을신문을 통해 좀 더 많은 분 들과 나누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합니다.

지난 12월 마지막 날 카페에 오셨던 부부 손님께 새해 맞이 복조리를 선물로 드렸더니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하나를 꺼내 주시면서 복을 그냥 받을 수 없다고 주셔서 감동했다는 민유희님, 다음에 또 카페를 이용해 달라고 아주 행복하게 거절을 했는데, 이것이 자극이 되어 이번 명절에는 좀 더 본격적인 나눔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종이접기를 배우겠다는 수강생도 줄고 카페 운영도 힘들지만 이웃의 복을 빌어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민유희님의 선한 영향력은 아주 훈훈한 봄바람처럼 우리 주위를 따뜻하게 데워줘서 기분 좋은 만남을 했습니다.


민유희님은 나이보다 젊어 보입니다. 종이접기를 만 20년을 꾸준히 하셨다니 그 내공은 직접 공예방을 찾아 가시면 종이접기, 클레이, 북아트, 우드 공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가장 보람 있던 일을 물어보니 선물로 작품을 주었을 때 그걸 받고 기뻐하는 분들을 보는 거라고 하니 재능기부와 봉사가 몸에 밴 분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민유희님이 가장 바라는 점은 초등학교에 정규 교과로 종이접기가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실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것은 아이들의 두뇌 활동과 창의적인 체험도 높일 수 있는 좋은 활동이라 생각이 들어 동감했습니다. 민유희님은 올해 종이접기 충북지회 회장이 되면서 전국네트워크교류도 더 열심히 하고 나누는 삶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종이로 복조리를 함께 만들어보니 재미도 있고 또 복을 나누고자하는 마음도 함께 듬뿍 담으니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이 금방 갔네요. 카페를 방문하시는 분들 께도 설 즈음까지 복조리를 드린다니 많은 분들이 받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복조리를 들고 “복 받으러 오세요!”
하고 목청껏 소리쳐 봅니다.

                                                                                          /황경옥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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