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 첫날
/김태식
반은 자고 퍼뜩 종이 울린다
복도로 나온 잠
위 아랫반 지나가며 툭툭 묽어진다
미역국 냄새
긴 복도 걸어와 교실로 천천히 들어간다
사물함 주변
머리 땋아주는 혀들 소복이 붐빈다
햇볕 쨍 가득한 운동장
한 둘씩 열어젖히고 친구들 모인다
축구공이
발에서 가슴으로 둥글게 굴러간다
국기 게양대
꼭지 끝 교기가 바람 없이 조금 흔들린다
화단 배롱나무
개미떼 무당벌레 나비 제 살림을 산다
왜 우주에는 무엇인가
없지 않고 있어야 하는지
잠결에 들은 것은 잘한 일이다
김태식(성화중 교사)
jangki11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