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간 주차장
햇볕 등지고
다가오는
경쾌한 발소리
엉겁결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오늘의 메뉴
깍두기 노각 무침
집에서 키워 먹는 아욱 된장국
종소리 울리면
절로 침 흘리며 찾아오는 식당
빠르게 욱여넣는다

배식대 지날 때
하얀 모자 하얀 옷 하얀 마스크
쌓아놓은 젓가락 같고
이달의 촘촘한 식단 메뉴 같고
빛나는 스텐 잔반통 같은

애써 고개 돌려
파리인지 빈대인지
짓궂은 코딱지인지
나날이 번창하는
하얀 모서리 얼룩을 보며
걸음 깡총이며 교무실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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