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유형에 관계없이 일상생활에서 자립능력이 매우 낮은 사람들이 있다. 연령과 시기에 따라 학교도 가거나 직장에 가야 하지만 자립능력 자체가 부족한 이들로써는 주변의 도움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20대 초반의 중증장애인의 생활을 들여다보자.

청주에는 네 곳의 특수학교가 있다. 장애의 특성마다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지만 일반학교의 특수반에 진학이 어렵다면 결국은 특수학교가 최종 대안이다. 특수학교로의 진학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졸업 이후의 상황이다. 학교는 교육의 기능을 우선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보호의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20대의 중증장애인은 대부분 주간보호센터 이용을 희망한다. (사실상 부모의 입장이다.) 학생 때 집중하던 치료서비스의 효과는 한계에 다다르고 이제는 보호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지역 곳곳에 주간보호센터가 있지만 설치시설 대비 수요가 많아 이용을 위해 수년을 대기하기도 한다. 아무리 활동지원서비스의 이용시간이 하루 24시간에 준할 정도로 많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는 외부활동과 사람들과의 꾸준한 교류가 필요하다.

부모 또한 자녀에 대한 양육 부담을 해소하길 원하고 있다. 혹자는 자기 자녀를 본인이 돌보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생각할 수 있다. 20~30대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부모님이라면 대부분 50~60세 혹은 그 이상의 연령대일 것이다. 비장애인이라면 통상적으로 양육 스트레스는 벗어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지만 장애인의 경우는 양육과 요양의 경계선이 없다. 평생 돌봐야 한다. 자택에서 보호자 중심으로 돌봄이 진행되는 경우는 서로 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가 없고. 별다른 활동없이 집에서만 지낸다면 얼마나 답답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부모 입장에서도 평생 돌봐야 하는 자녀가 있다는 건 아득한 짐으로 느낄 수 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방임, 혹은 학대의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지역 곳곳에서 노인 주간보호시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가 민간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경우 아직도 소수의 욕구로 여겨지고 있는지 확대가 요원해 보인다.

김학철 팀장(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김학철 팀장(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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