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매장 ‘두꺼비살림’의 인기 유제품은 바보아빠 우유·치즈·요거트이다. 입맛 까다로운 지인이 매번 사다가 집에 쟁여놓고 믿고 먹는다는 바보아빠 우유, 그 비결이 궁금했다. 게다가 이번에 마을에서 아이스팩을 모아 전해주면 재활용하는 바보아빠를 만나기 위해 바보아빠 우유·치즈·요거트의 산실 - 청원자연랜드를 찾았다.

‘바보아빠’ 안용대님(사진 오른쪽)과 둘째아들 형율(사진 왼쪽)이 우유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보아빠’ 안용대님(사진 오른쪽)과 둘째아들 형율(사진 왼쪽)이 우유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라보고 또 봐도 고 싶은 우리 아가를 위한 아빠의 마음을 담았어요~

깔끔하게 정리된 축사를 지나 체험장과 넓은 잔디 마당이 있는 목장에서 예쁜 아이들과 안용대 대표를 만났다. 체험장 한쪽 면에 바보아빠의 뜻이 소개 되어 있었다. ‘바라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우리 아가를 위한 아빠의 마음을 담았어요~’

안용대 대표는 젊은 낙농인이다. 1988년 안대표의 아버지가 청원농장을 설립했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안대표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아내와 7년 연애 후 결혼 했다고 한다. 2006년에 2세 낙농경영인으로 목장을 승계 받았다. 교사인 아내를 대신에 초기에 목장일과 육아를 전담했다. 아이를 안고 문화센터를 다니다가 마트에서 판매되는 치즈의 첨가물이 눈에 거슬렸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먹을 치즈를 직접만들어 보기로 하고 서울로 다니며 배웠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대학에서 배운 유가공학 책을 뒤적이며 스스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가마솥에 우유를 끓였지만 위생을 위한 유가공시설을 갖추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내 아이를 (초기에 가마솥에 끓여서 생산할 때 위생에 문제가 되어 유가공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내 아이를) 안전하게 먹임과 동시에 농고 농대생들의 산학연구 실습장으로서의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요거트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요거트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치즈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치즈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치즈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치즈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요거트
청원자연랜드에서 만든 요거트

건강한 유제품에 대한 자부심
바보아빠가 생산하는 요거트는 아토피를 치료하는 항아토피 유익성분(비피도박테리움 롱검 및 홉 추출물) 을 포함하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항당뇨, 항아토피용 유제품으로 특허도 출원했다. 이 부분에 대한 안대표의 자부심은 우유를 생산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데서 더욱 빛났다. 어느 날 아내가 멸균우유를 잔뜩 사다 놓고 아이에게 먹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만들어서 내 아이는 먹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저온살균우유를 만들었다. 우유는 열처리 하는 과정에서 효소 비타민 등이 파괴되고 단백질 변성이 온다고 한다. 또 우유는 위생관리가 매우 까다롭기도 하지만 일정한 시설규모를 갖추어야 한다. 200~300개 만들어서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도 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질좋은 우유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듣고보니 세 아이의 아빠가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바보처럼 순박한 아빠가 만든 유제품에 믿음이 갔다. 현명한 엄마가 선택해야 하는 유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아빠의 꿈 -체험농장을 꿈꾸고 만들다
2012년 낙농진흥회에서 체험목장을 장려하기 위한 융자를 해 주었다. 안대표는 40대에 이루려던 꿈을 조금 당겨 30대에 체험 농장을 만들었다. 청원자연랜드체험장은 청주와 세종에서 30분 안에 도착 가능한 체험농장이다. 오감으로 느끼는 건초주기·트랙터 타기 등을 하며 살아있는 동·식물의 소중한 오감체험을 할수 있었다. 친환경 원유를 이용한 다양한 식생활 교육과 안전한 먹거리 및 우유를 이용한 스트리밍 치즈, 아이스크림, 카나페, 피자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체험학습을 위해 1년에 8천여 명이 찾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성황을 이룰 때는 일년 전에 예약이 끝났다. 오전 체험을 마치면 오후에는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구제역 등으로 체험농장에 타격을 받다가 코로나 사태로 체험농장은 수익사업이 되지 못했다. 유가공으로 전환해서 친환경 인증 등을 받으며 준비했지만 코로나 시대에는 학교 급식도 중단 되었다. 현재 안 대표는 온라인으로 현장 판매를 준비 하고 있다고 귀뜸해준다. 6월 4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바보아빠 유제품 판매를 위한 네이버 라이브 방송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안 대표는 말했다.

청원자연랜드 체험장 입구에 있는 하트 조형물
청원자연랜드 체험장 입구에 있는 하트 조형물

실험하고 연구하는 ‘바보아빠’의 사회적 책임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도전하는 힘은 무엇일까? 본인은 산악인의 꿈이 있었다고 한다. 암벽과 빙벽을 타는 산악인으로 군 시절에는 동티모르 파견 군인이었다. 이런 산악인의 근성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있다. 차후에 목장 뒤에 있는 숲을 치유· 힐링·놀이 공간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바보아빠의 농장에서는 대학과 협력해서 많은 실험을 하고 연구를 했다. 안대표도 무항생제 인증은 물론 항생제 대체 물질로 석사논문을 받았다. 안 대표는 젊은 친구들이 농업의 가치를 중심에 놓은 창업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일례로, 초유 2차 가공을 융합한 ‘팜스킨’이라는 화장품을 소개해 주었다. 또한 치즈부산물 유청을 공급해 대학생이 개발한 매운맛을 잡은 소스를 만든 사례도 소개해 주었다. 낙농업이 앞으로 반려 동물시장에도 많은 사업아이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조언해주었다.

아내가 아이 출산 후에 산후 조리원에 갔을 때 산모를 위한 피부와 먹을거리를 생각하고 연구했다는 안대표에게서 진정한 낙농인과 6차 사업을 이끌어 가는 기업인의 모습이 보인다.

청원자연치즈에서는 재활용아이스팩을 사용한다. 재활용되는 아이스팩보다 새로 사는 것이 일손이 훨씬 덜든다고 한다. 그러나 내 아이들이 살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에 ‘정말 바보아빠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낙농으로 시작해서 체험공간으로 6차 가공생산으로 그리고 후배들의 배움터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 1인 다역을 해내는 안용대 대표를 만나 미래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웃는 얼굴이 예쁜 둘째 8살 형율에게 목장 안내를 부탁했다. ‘다음 세대는 제가 책임질게요’ 하는 모습으로 의젓하고 귀엽게 얼룩소를 소개 시켜 주었다. 참 멋진 농장에 예쁜 아이들과 바보 아빠 엄마가 살고 있다. 이번 주에 바보아빠의 ‘할로미 치즈’ 한 번 드셔보세요~

안용대 대표가 힐링숲으로 가꿀 체험장 뒷편에 있는 뒷산을 바라보고 있다.
안용대 대표가 힐링숲으로 가꿀 체험장 뒷편에 있는 뒷산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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