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행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각국 마다 코로나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유럽에서는 다시 확산의 기미가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일확진자가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청주지역은 하루도 쉬지 않고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과연 코로나19 이후 시대는 오기는 할 것인지 하는 극단적 비관론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행동 방식에 따라 함께 전파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의 소원과는 무관하게 계속해서 전파되어 가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견디어 내느냐 하는 문제이다.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지만 생존해야 하는 것은 지상목표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함께 견뎌 나가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의식을 이끌고 지도해 주는 지도이념은 무엇인가? 국가? 지방정부? 가족? 시장? 자본?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시대에 이러한 기존의 권위적 기구들이 취하는 대응이 우리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계속 의문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전 인류가 겪고 있는 위기와 혼란의 상황에서 무정부적 혼돈으로 질서를 무너뜨리는 파괴의 본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같은 나라는 인종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과 혐오가 번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국가의 권위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틈을 타 국가단위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반대하고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을 자유, 백신을 거부할 자유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답답함에는 이해가 가지만 그들이 외치는 자유는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케케묵은 주제를 떠올렸다.

자유는 근대 시민사회에 들어서면서 시민적 자유의 보편적 확대라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전세계로 확산된 사회적 주제이다. 그러나 근대 이전에 자유는 사회적 시민적 주제이기보다 인간의 본질과 관련된 철학적 주제였다. 우리 시대는 시민적 자유의 문제에 보다 민감해져 있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이며 장애인, 약자, 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이 사회적 주제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자본과 시장의 자유를 내세우는 자본주의의 막강한 자유의 힘은 전세계에 맹위를 떨치고 있고 그것을 제어할 도덕적 철학적 교양이 힘을 잃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기후위기나 코로나 전염병과 같은 인류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자본은 새로운 성장의 틈을 찾아 몰려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유의 문제를 인간의 능력에게 다시 적용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같은 거대질병 앞에 인간의 자유의지는 무력해지지만 그러면서도 욕망의 자유는 무한 확대되고 있다. 인간이 자신의 존엄을 되찾는 자유의 힘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자유의지는 과학적 결정론 앞에 힘을 잃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자유의지의 선한 작용이 필요한 때이다.

오동균 신부
오동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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