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하나하나
표정을 읽으려는 순간
사라진다
교실 운동장 사이
말이 있었지
물이 불이 되고
불이 물이 되어
교실 한가득 부풀던
녹는다
땅에 스며
무성한 느티잎 되어
하늘로
눈이 내린다
눈이 마냥 좋은 아이들
사진을 찍고
사진으로 남고
몸을 얻은 말은
사진 곁에 잠시 쌓이는가
붐비는 교문 앞
눈 속 아이들
부르르 떨며 건너간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김태식(성화중 교사)

 

<시인의 말>
코로나 상황으로 졸업식조차 함께 모여 못하고 교실에서 화면을 보며 했습니다. 물론 학부모도 초대하지 못했지요.
바깥엔 눈이 내리고 어쩌자고 계속 눈은 내리고 아무런 생각 없이 손이 가는 데로 소회를 시로 써 봅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