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지지’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사람도 각자 그 나름대로 장기나 슬기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한비자≫의 <설림(說林)> 편에 나오는 성어다.
전국시대 제나라 환공이 재상 관중과 대부 습봉을 대동하여 고죽국 정벌에 나섰다. 고죽국은 작고 힘없는 나라라 금방 결판이 날 줄 알았으나 예상치 못하게 싸움이 길어져 그해 겨울 에야 겨우 끝이 났다. 관중이 왕에게 말했다.
“맹추위가 몰아치기 전에 서둘러 돌아가지 않으면 불쌍한 군사들이 많이 상하게 될 것입니다.”
“과인도 그렇게 생각하오.”
그래서 귀국을 서둘렀는데, 성급한 나머지 지름길만 골라가 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진퇴양난에 빠져 떨고 있을 때관중이 말했다.
“이런 때는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하며 즉시 늙은 말을 풀어 놓고 그 말을 따라 행군하게 하였다. 늙은 말은 봄에 왔던 길을 찾아갔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큰길이 나와서 무사히 회군하게 되었다.
또 한 번은 산길을 행군하다 식수가 떨어져 갈증에 시달렸다. 이번엔 습봉이 말했다.
“개미는 겨울철엔 산 남쪽 양지에 집을 짓고 산다. 흙 쌓인 개미집 땅을 파면 물이 있는 법이다.”
군사들이 개미집을 찾아 파 내려가니 과연 물이 나와 갈증을 해소했다.지혜로운 관중과 습봉도 알지 못하는 일에 봉착하면 늙은 말과 개미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인의 지혜를 본받을 줄 모른다고 2200년이나 앞선 그 시대에 한비자는 개탄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모든 문제에 첨예하게 대립 되는 갈등사 회다. 조금도 손해 보려 하지 않고 상대방의 양보만 강요하며늘 상 시끄럽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원로들의 경험과 지혜가 녹은 일침이 아닐까….

문연 이화수(남이황금길소식 기자, 전 장신대학교 자연치유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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