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후의 바뀐 삶의 변화


아침이다!

하며 커튼을 걷으면, 애벌레가 알에서 나오듯 남자 세명이 이불속에서 스르륵 기지개를 폅니다. 출근해야 하는 남편은 넥타이를 골라 달라고 불러대고, 초등학교에 가야하는 성찬이와 호찬이는 밥 달라고 준비물 달라고 여기저기서 야단입니다.

세 남자를 보내고 난 다음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것 인지...

몇 년 동안의 직장생활 이후 새롭게 갖게 된 직업 ‘전업주부’로서 운동이 아니어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했고 해야 할 일도 많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생활을 하던 때, 우연히 가게 된 아파트 내의 휘트니스센터는 새로운 생각과 목표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저의 생활은 바뀌게 되었고 바쁜 아침의 일상을 마치게 되면 거실 한곳에 자리한 가방을 들고 향하는 또 하나의 생활공간이 되었습니다. 유별나게도 움직이기 싫어했던 습관 탓에 오십견이 올 나이가 아닌데 몸의 이곳저곳으로부터 이상신호를 보내오는 것을 느끼던 차에 운동이라는 생활습관을 통해 변화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지요.

물론, 처음부터 매일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몇일 동안은 온몸이 쑤시고 피곤했고 아침부터 센터에 일찍 나가는 것도 게으름이란 핑계가 발목을 더욱 강하게 붙잡고 있을때, 남편의 의도와 같이 ‘몇 일 반짝하다가 알아서 중간에 그만두겠지 뭐’라는 식의 시선과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목표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저는 과감히 생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아이들에게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과감히 생각을 바꾸었지요.

40분정도 러닝머신으로 4㎞ 정도 걷고 나면 이마사이로 맺힌 송글송글한 땀방울의 시원함이 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월, 수, 금요일 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단체 스트레칭에서부터 개개인의 자세교정까지 친절하고 위트있는 맨트로 안내해 주시는 트레이너를 따라 운동을 하다보니 어느새 저도 “아~, 이렇게 운동을 하니 이 부위의 근육이 움직이는 구나”하며 운동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고, 매일 같이 길지 않은 운동시간을 꾸준히 갖게 되었습니다. 매일같이 체중계를 출석부로 생각하며 몸무게를 체크하는 것 또한 빼놀 수 없는 일과 였습니다.

그렇게 한달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체중계가 고장난 것이 아니라면 분명히 저의 몸에도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살이 빠진 것 같지 않았는데 몸무게가 2㎏이나 줄어 들었고, 오십견이 온 것 같이 무거웠던 어깨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몸놀림과 움직임으로 한달이 넘어선 때쯤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에게 큰 성취감을 안겨준 것은 남편과 약속한 몸무게 까지 체중을 감량하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약속... 운동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아내가 그만큼까지 못 뺄 것이란 생각으로 저에게 약속했던 그것이 저에겐 목표 그이상의 것으로 다가 왔었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날 시점 어느날 휘트니스 센터의 마지막 코스인 체중계에서는 감량 목표에 도달 했다는 숫자(*9.9㎏^^)가 확연히 눈에 들어 왔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던 기억과 남편이 확인했을 때 놀란 그 표정은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너무너무 즐거운 일이었지요.

반년이 조금 넘은 기간동안의 시간을 통해 운동이란 것은 저의 생활에 일부가 되었고, 어쩌다 운동을 가지 못하는 날이라도 있을 때면 다음날의 계획 중 휘트니스센터에 가는 것을 제일먼저 계획하는 운동 중독자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니, 운동의 맛을 알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려나요?^^ 요즘은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운동을 권유하는 일이 제 입담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도 여느 일상과 같이 운동을 하고 들어와 제 스스로의 생활에 대견스러워하며 만족스런 표정으로 아이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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