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전문 레스토랑 '열 두 광주리'


“청국장은 과학입니다.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야 하니까요.” - 청국장 전문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열 두 광주리’의 박기동 사장님 말이다. ‘열 두 광주리’는 넉넉히 나누어 먹고도 열 두 개의 광주리가 남은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처럼 손님들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발효된 정성이 담긴 음식을 맛있게 배불리 먹고도 남음이 차고 넘친다는 풍성함과 행복함을 의미 한다고 한다. 

                                  전통 웰빙 음식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법원 정문 앞에서 중심 상가 신한은행 쪽 오른편에 자리한 ‘열 두 광주리’는 언뜻 보기에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입구 양 옆으로는 데크를 깔고 탁자를 놓아 날이 좋거나 사람이 많을 때 는 밖에서 먹어도 좋은 분위기다. 실내에는 온돌방과 전통 창호문의 느낌이 나는, 높은 칸막이를 해 놓은 공간이 따로 있어 가족이나 단체로 왔을 때 조용하고 안정감 있게 식사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청국장 같은 우리의 전통 웰빙 음식들은 왜 모두 낡은 기왓장이나 항아리가 있는 허름한 곳에서만 먹어야 하나요. 우리의 웰빙 전통 음식도 고급화를 시켜서 대접 받도록 해야 합니다.”라며 청국장 전문점을 목표로 우리 음식도 이런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 주고 싶다고 한다.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 수상

박기동 사장 부부는 진천에서 청국장과 꽃등심을 주 메뉴로 하는 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앞이라 서울 손님들이 많아 청국장이 맛있다고 많이들 사가기도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근처의 시골 어르신들에게 청국장 띄운 것 을 사서 팔았는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맛이 일정하지 않아 사장님이 직접 청국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2년의 거듭된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진천의 가든 옆에 청국장 숙성실을 갖추고 볏짚의 고추균을 이용한 재래식 방법으로 맛있는 청국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풀무원에 납품하는 농부에게 100% 순 우리 콩을 1년에 40~50가마씩 사서 겨울에는 24시간, 여름에는 10시간 정도 불린 콩을 7~8시간 삶은 후에 건져서 숙성실에 짚을 깔고 앉힌 후 온도와 습도를 맞춰 2~3일이 지나면 끈적끈적하고 구수한 청국장이 완성 된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이틀 동안 띄우지만 사장님은 3일 동안 한다고 한다. 이 때 잘 못 하면 냄새가 역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이런 노력 끝에 2007년에는 충청북도와 MBC가 주관하는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했다고 한다 .     


“옛날 맛이네! 바로 이 맛이야”

박기동 사장 부부는 원래 진천의 식당을 지켜야 하는데 그 곳은 오랫동안 운영이 잘 돼 와서 이 곳에 새로 자리 잡기 위한 아들을 돕기 위해 당분간은 산남동으로 출퇴근을 한다. 젊은 사장 박상혁(26)씨는 대학에서 골프를 전공하는 학생인데(프로라고 한다) 부모님이 새로 연 가게를 돕기 위해 잠시 휴학 중이라고.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는 딸은 대학원에서 논문 준비 중 이라 오지 못 하지만 남은 가족이 똘똘 뭉쳐 산남동에 자리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손님들이 “옛날 맛이네! 바로 이 맛이야.” 할 때 기쁘다는 사장님은 “가게 문을 연 지 이제 10여 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이상하게 점심 시간에 손님들이 많이 몰려 진땀을 빼요.”라며 행복한 고민을 한다. 이 곳 에서는 청국장 뿐만 아니라 백령도산 암게를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어 3시간 동안 달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한 간장으로 만든 간장게장과 매콤한 양념게장도 일품이며 청국장 소스를 바른 제주산 삼겹은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아 많은 손님들이 찿는다고 한다. 남은 음식은 친절하게 포장도 해 준다 하니 부담 없이 얘기 해도 좋겠다. 며칠 전 아는 사람들과 손님으로 왔을 때 메뉴 주문 중에 오류가 생겨 약간의 혼동이 있었다. 음식을 다 먹고 사장에게 불편 사항을 얘기하니 금액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선뜻 미안하다며 사과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장사는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친절한 마음을 담은 이미지도 함께 파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