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일요일에 제주도의 4.3 박물관을 갔다.

솔직히 나는 그 전까지는 제주 4.3사건이 뭔지도 몰랐었고 제주도는 항상 평화로웠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4.3 박물관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 이후 희생자 가족들은 죄의 유무에 관계없이 당시 순경토벌대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취급을 당했고 이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무시되어 왔다. 또한 당시 희생된 서북청년단 등 우익단체 회원들은 국가유공자로 정부의 보훈 대상자가 되었다.

나는 이런 것을 보고 정말 화가 났다. 왜 평범한 시민들이 권력 때문에 피해를 입어야 했으며 서북청년단 등 우익단체 회원들은 국가유공자가 되었을까?

특히 서북청년단은 ‘빨갱이 사냥’을 한다는 구실로 테러를 일삼았었고 경찰은 일제 때 배운 고문 기술을 같은 민족에게 그대로 시행했다고 한다. 이런 이들이 국가유공자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또한 학살을 일삼던 제9연대 정보과장은 마약중독자였다고 한다. 마약중독자의 손에 죽어나간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이 그런 사람에게 쥐어져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제주도 시민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리고 그 후손들도 문제이다. 제주 4.3사건 특별법이 제정되어 희생자 신고를 접수할 때 공무원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신고하지 않았으며 토벌대에게 희생된 부모가 한글도 몰랐다고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무 죄 없이 희생당한 게 가해자가 국가였기 때문에 오점이 된단 말인가? 왜 떳떳하게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사실을 모두 말하고 필요하다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 텐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권력에 의한 대규모 희생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였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에 새겨진 큰 상처를 치료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 사건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 세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고 우리의 후손들은 마음 놓고 국가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의 선대가 한 짓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직시하고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