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산책 나들이 주의

안효진 원장 (산남동물병원)

개과 동물 중 유일하게 겨울잠을 자는 너구리가 동면을 끝내고 도심 속 하천과 공원 등지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런 야생 너구리들은 내부, 외부 기생충이나 광견병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을 애견이나 사람에게 옮길 수가 있다.
포획되거나 발견되는 야생너구리는 털이 벗겨지고 피부에 각질이 잡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개선충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탈모나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이 증세가 접촉한 애견이나 사람에게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선충증은 피부 밑에 굴을 파고들어가 알을 낳고 번식하는 일종의 진드기이다. 개선충은 17-21일 정도의 생활사를 가지며, 직접 전파를 통해서 급속도로 전파되는 질병이다. 개과 동물의 경우 몸과 안면부에 심한 소양감과 병변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병변은 주로 팔꿈치, 발꿈치, 흉복부, 귀끝등이며 심한 경우 전신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발적, 구진형성, 탈모, 출혈성 가피형성을 보이며 만성적일 경우는 보다 뚜렷한 탈모에 각질과 가피의 형성 그리고 피부 비후등의 증상이 보여질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개과 동물의 개선충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데 자기 숙주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접촉 부위에 국소적인 소양감과 발적을 유발하다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오래가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야생 너구리의 도심 속 출현으로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광견병이다. 너구리, 여우, 늑대, 오소리, 박쥐 등이 광견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애견은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에게 전파를 일으키는 동물로 밝혀진 것은 아직 개와 너구리뿐이다. 이 질병의 예방을 위해 발생지역에 공수병 백신을 넣은 미끼 예방약을 살포하고 공수병 경계령도 내려져 있는 상태이지만 애완용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공원 등지를 산책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물론 애완용 개와 고양이에게 반드시 광견병 백신을 주기적으로 접종하는 것은 기본이다.

안효진 원장 (산남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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