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자인한의원 천 원장의 애장품

한약과 침을 다루어 환자를 치료한지 7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막상 자신의 애장품을 찾아보려 하니 오랜 기간 소장하고 있던 것이라곤 책밖에 없습니다. 책은 인간의 삶의 지표가 되기도 하고 지적능력의 향상 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주기도 합니다. 한의원과 집에 쌓인 책도 모자라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많은 서적 중에서 저의 한의학·의학적 수준을 높여준 책이 있습니다. 초판이 1999년이고 2001년에 구입하여 7월 11일에 완독을 한 책을 10년 만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열권 정도의 황금보다 귀한 책을 읽게 되었고, 발효 한약을 시작하여 한의사를 앞에 두고 강의를 할 정도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한약 복용 전에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복용 후 다시 혈액검사를 하여 치료전후의 호전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길가의 굴러다니는 돌덩이라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대학시절 임상한의사로서 스승이시던 분의 말씀이 문득 떠오릅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예를 들어 어떤 질환을 치료하고자 노력하고 기대하면 그 환자가 나타나고 치료방법도 연구를 하여 터득하게 된다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또한 환자치료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어떤 학문이던, 심지어는 길가의 굴러다니는 돌덩이라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가져다 쓰라고 하신 말씀도 가슴깊이 세기고 살고 있습니다. 저의 의학적 수준을 올려준 이 책은 대만의 여자의사가 쓴 책으로 한의학 전공서적이 아니고 일반 건강 서적입니다. 꼭 전문서가 아니라도 심리학, 동·서양철학, 종교서적 등도 환자치료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아쉬운 것은 같은 업종의 분들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저의 소장품 서적은 거의 절판이 된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 인생관, 종교 등이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고정된 사고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개인의 발전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산남동 주민 분께서도 살아오시는 동안 한권쯤은 저와 비슷한 책을 소장하시고 계실 겁니다. 이 책 한권이 산남동 여러분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을 높여주었다고 생각하면 저의 보물 1호가 될 만 하겠지요? 아직 보물서적 한 권을 만나지 못하셨다면 서점에서 황금 찾기를 해보시는 것도 생활의 여유가 될 것 같습니다.

/ 천용민(자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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