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남편사용설명서 제대로 안 봤어요”


새해 벽두에 벌어질 일을 고민하며 조찬회의 하는 사람들을 기분좋은 인터뷰로 선정했다. 마을일을 위해 동네 식당에 아침부터 회의하는 사람들이니 가정에서는 썩 좋은 평가 받기는 글렀을 것 같다. 그러나 마을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니 마을신문에서라도 격려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모임은 마을신문 1주년 기념행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가지고 조현국발행인과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 김광일 아파트협의회 총무이사, 김경희 에버빌대표회장, 서충원 칸타빌1단지 대표회장이 머리를 맞댔다. 일단 아침식사는 국물 시원한 올갱이 해장국이다. 역시 김경희대표는 부스스한 채 나온 터이니 사진 찍지 말라고 손 사래다.


모두 세수 대충하고 나온 것이 분명했다. 모여 앉자마자 김경희회장의 요즘고민이 우선 화제로 떠오른다. 에버빌 아파트는 여전히 위탁관리와 직영문제로 고민이 많다. 사실 위탁관리를 한다고 해도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아파트 대표회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라고 서충원회장이 거든다. 내년에는 8개단지 아파트협의회가 아파트문제에 좀 더 많은 고민을 하자고 즉석 제안이 이루어졌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마을사람들 의견 모으는 일로 넘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주변이 새로워 보인단다. “남편이 불량이라서 평생 고치면서 살아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우리남편이야말로 정말 완전정품이었구나. 그동안 남편사용설명서 제대로 안 봤구나 싶더라구요” 역시 김경희 회장 말이다.


마을신문 1주년행사는 그동안 마을신문을 도와준 자발적 후원자까지 모아서 조촐한 1주년 기념행사 및 신년인사회를 생태문화관에서 하자고 했다. 1월 15일 저녁이란다. 정작 주요회의를 결정 하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동안 워낙 많은 일을 함께 해 와서 눈빛만 봐도 알 정도라고나 할까. 이어 1주년 기념행사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역술가이며 성명가인 김동완 선생 강연회를 열기로 했다.


굳이 인터뷰는 아니었지만 아침밥 같이하면서 동네 고민 같이하던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바로 이 사람들이 우리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가는구나 싶어 오늘하루 정말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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